그런 선영이었으면

31. 꽃부리의 이야기 (2021년 5월 30일 )

by 임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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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들은 화려하고 돈만 들고나가면 이것저것 건질 것 천지이지만

사고 먹고 어울려도 풀어지지 않는 따뜻한 공간 어울려 말 섞어 위로되는
곳이 없는 현실의 무력감은 나만이 느끼는 것이 아닐 것이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유독 나만이 그러한지는 몰라도 구수하고
턱 처 놓은 삶의 이야기를 진정으로 듣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과 장소가
많이도 필요하다. 내 나름대로 그렇게 지내고 난 날은 큰 재산을 얻은 듯
복권을 탄 듯 흐뭇하고 밤새 잠도 안 깨고 폭 잠을 너무나 잘 잔다.
심리적인 요인이 발동해서일까 거기에서 오는 안정감, 바로 나답게 살은
하루가 편안함을 던져 주워서 그럴 거라 믿는다.

있는 반찬에 김치 곁들여 쌈 싸서 푸짐하게 밥 차려 먹고 소파에 앉아 궂은 얘기 신나는

이야기하다가 까르르 웃고 지나가는 선영이네 집이 마냥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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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따르릉따르릉
누가 새벽부터 나를 부르는 거야 하고 열어보니
"지오 할머니 빨리 나와 아침 운동하자"
그러면 그렇지 어제 하루 못 보았다고 며칠 못 보듯 걷자 한다.
"아니 걷자는데 무슨 멋을 내고 와"
"아니 입고 나올 옷이 있어야지, 그래서 빨간색 입고 나왔지"

그 많은 옷을 놓고 그러면서 우리는 웃는다.

이웃 친구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가.

아파트의 뒷길 보물같이 귀한 한적한 걷는 길 우리들은 그 길을 걷다가

만난 한 아파트의 귀한 인연들이다.

어느 사이 정이 들어 하루만 못 보아도 무얼 하나 궁금해지는 사이가 되었다.

중간쯤엔 나처럼 시를 쓰는 친구들이 전시회를 열어 걸어 다니는 친구들의 눈도 즐겁게

하는 공간이 있기도 하다.

선영이네 집은 그래서 이래저래 즐거운 터이다.
어제는 선배를 만나 굳은 얘기 신 얘기 들으며 밥에 새로 담은 김치 걸쳐 먹으며
맛있다 맛있다, 꼭 엄마 반찬 같다는 둥....
"그러면 언니 내가 밑반찬 좀 싸줄 께 친정 동생처럼"
보물인양 무거운 몸도 잘 이기며 어깨에 질 머지고 가는 선배 모습이
옛날 언니가 동생 내 집에 왔다 가는 듯 정겹기만 하다.
정이 오고 가고 하는 선영이네 집이 얼마나 행복한가.
일류가 아니면 어떻겠는가? 큰 부자는 아니어도 그렇게 보여줄 것이 많지는

않아도 철퍼덕 편히 만나서 속있는 이야기도 하고 위로도 받고 위안도 되고

정도 나누는 터라는 곳 같이 해야 할 곳이 되는 곳 얼마나 따뜻한 자리이던가.

내 있는 자리가 모여서 이리 오손도손 나누는 곳

사람 냄새나는 곳이 되는 것이 참 행복하다.

꽉 차 있어도 근검절약으로 허름하고 가득한 지혜 들어내지 않고

" 나 이대로 편안 해 걱정하지 말더라고" 하는 외조자 있고

이웃이 있고 찾는 사람이 있고 보고 싶어 오는 사람이 있는 보금자리

자식이 그러하고 친구가 그러하고 이웃이 그러하다.

인생이란 이만큼 살고 보니 참으로 허망하기 짝이 없다.

세월을 왜 그리 빨리 지나가는지.... 훌쩍 거쳐간 세월 사이에

아이들은 훌쩍 커서 올려다보아야 하고 매일 만나던 사람들조차도

"아이고 다리야, 허리야" 난리들이다.

뿔뻴 재주 없이 누구에게나 소리 없이 주고 가는 세월의 선물

다 끌어안고 살고 가고 있는 이때 어린 시절의 집안 어른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며 대문 열고 왔다 갔다 하며 친척간들 모여서

웃음소리 방안 가득하던 그 시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바람 같은 세월을 안고 살며 자꾸 생각나는 것은 보물들을 안고 살던

엣 생각에 이제는 찾을 수 없는 그 큰 재산을 이제야

알아볼 수 있다는 사람의 아둔함일 것이다.

내 마음을 만질 수 있는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자리, 사람, 정이

고픈 요즈음 너 나 모두 위태로운 것이 눈에 보이는데

모두가 다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픔을 느끼거나 인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고

오히려 고통을 느끼지 않기 위해 스스로 방어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 탈이다.

아프다고 말하면 실패자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겠지.

마음이 아픈 것을 숨기고 털지 못하고 가기 때문에 요즈음 그리 많이도 앓는

치매가 온다고 본다.

충분히 나는 사랑받기 위해 태여 났고 이미 난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것을

만나서 들어주고 털어놓고 소통하고 나면 편해지고 풀어져서 즐거워지는

선영이가, 선영이네 집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공수래공수거인 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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