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큰 품

37. 꽃부리의 이야기 < 2021년 8월 29일 >

by 임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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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란 어떤 것일까?

난 오늘 그 정으로 우리에게 따뜻함을 주셨던 분을 만나러 왔다.

우리 자랄 적 이웃사랑을 생각해보면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지금 도처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요즈음 뉴스를 접하면서 세상 인심이 왜 이래진 거야 요사히는 많이도 생각을 해 본다.

물질 위주의 세상 살이 속에서 각박해지고 사람 사는 게 힘들어져서

세상 인심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여 남을 돌아다볼 마음의 여유도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것도 많다.

사람의 근본과 성품은 쉬 변하지 않는다.

다수의 한국인의 가슴 속에는 따사로운 인정미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본다.

아프간 난민을 따스히 맞아주는 우리의 국민성 수년 전의 우리의 슬픔을 생각하며

목숨을 걸고 필사의 탈줄로 타국 근무에서 정을 나누었던 어린것들과

그 살붙이들을 끌고오는 정이 가슴 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살이가 어려울수록 따뜻한 인간미를 되찾아가야 하는 즈음이 아니던가.

코로나가 주는 우리가 잃어버려서 정말 귀하게 가꾸어야 할 것들이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잔잔한 일상 속에 살아 숨 쉬는 만남과 소통의 삶 속에 있었다는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하늘은 우리에게 물질 보다는 한 단계 위에 있는

인간이 가져야 할 그 무엇을 깨우치게 벌을 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이 좋고, 사람이 귀한 그래서 숨 쉬는 것들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그런 세상으로 가꾸어가야 함을 우리는 알고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 어린 시절은 인연 끈들을 정말 귀하게 여겨

부모가 돌아가신 사촌들은 다 큰집 작은집에서 나누어 같이 살며

커 갔고 그 친척들이 자식처럼 잘 키워서 사회의 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던 시절 속에서 살았다.

나도 그 사촌들과 자매처럼 어린 시절을 지냈고, 친구도 그런 시절을 보냈다.

고마운 엄마 같였던 피붙이를 노후에 잘도 잘도 보살피는 친구, 그분 같은 큰 품을 지닌 어른이

살아 숨 쉬는 우리의 터 그리고 그 정을 못 잊어 이루어지는 만남 그 자리 황혼의

외로움에 같이 하는 자리 어떤 귀한 만남 보다도 고귀하고 보람된 일일 것이다.

보석 같이 다독다독 키워 삶을 잘 영위하고 있는 자식 같은 조카와

같이 노후를 보내는 모습 어떤 꽃 보다 어떤 보물보다 귀하고 소중한

우리가 다시 배워 가야 할 도미 덕풍의 자리가 아닐 수 없다.

시켜 놓은 점심 약속에 맛있게 익혀진 게장을 내 앞에 끌어다 놓으며

" 맛있다, 어서 이거 많이 먹어먹어" 하며

챙기시는 모습이 꼭 그 옛날 따스히 대해 주시던 그 모습으로

훌륭히 늙어가시는 선배의 모습이다.

어떤 인연으로 우리 지금 이 나이까지 건강하게 살아있어 만나게 되는지

참 귀하고 귀한 만남이다.

정이란 바로 이런 곳에 풀어놓아야 하는 글자인 듯하다.

그 후덕하던 정을 잊지 못해 덕을 상징하는 목단을 친 부채를 드리니

향기없는 꽃의 세월을 짊어진 큰 품은

활짝 핀 목단 같은 미소를 지으시고 웃으시면서

" 잘도 그렸네" 하시는 말씀이 즐겁기도 하다.

하시는 말씀 마디마디 세월이 지났어도 너그러웠던 성품을 변함없이 가슴을 울린다.

바르고 곱게 사신 친구의 엄마 같은 이모인 선배님과의 하루가 코로나로 얼룩진

하루를 말끔히 닦아주며 마음 터 놓은 옛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가 지나갔다.

늘 건강하시기를 기원하며 또다시 만나 뵙기를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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