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꽃부리의 이야기 <2021년 11월 24일>
< 아파트 뒷 길>
내 나이 한 달 여 지나면 벌써 78세
어느 사이 이리 나이가 들었는가, 마음은 젊어 무엇도 다 할 것 같지만 몸과 행동이
나 왜 이러지 하는 날이 많아지는 날과 때 일 없는 날은 공원을 거닐기도 하고 한쪽
의자에 무심히 앉아 남은 생을 어찌 살다 갈까 하는 생각을 참 많이도 한다.
우선 주워진 복만큼 남과 나누고 주고 사는 것에 익숙해지자는 결심을 한다.
멀리 바라다 보이는 구름이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인생의 단면을 보는 듯 그리도 없으면 못 살 것 같던 인연들도 모두 내 곁에서
떠나고 떠나지 않아도 이젠 멀리 가끔 오는 소식조차 내 찾지 않으면 죽었는지
살았는지 죽고 나서야 부고장만 덜렁 내 앞에 떨어지니 가고 나서 만나봐야
무슨 소용 있으리오.
만나지 않으면 궁금해 못살던 그 친구는 치매여서 어느 곳에 있는지 모든 연락은
두절되고 그 열심이던 법 공부도 멀어져 어느 곳에 마음을 두고 헤매고 있는지
생각 떠오를 때면 참 인생 무상이로구나 하는 생각에 머물면 슬프지 않을 수 있던가
수시로 껴안아주라는 누구에 말을 들었는지 같이 늙어가는 옆지기는 나를 늘
한 번씩 꼭 안아준다.
"우리 선영이가 최고야" 하면서 그러면서 그다음 말이 더 걸작이다.
" 참 이렇게 살만다아도 찌릿찌릿하던 기는 다 어디로 갔는고"
언제 내 이리 늙어 버렸나 모른다고 늙어 보이냐고 오히려 묻는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해 준다.
껴안아 사랑하는 공덕을 남기고 싶은 그에게 말로라도 천냥 빚을 갚는다.
" 아냐, 당신은 할아버지 안 같아, 내 눈에는 한 60대 정도" 하면
눈웃음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젊은 시절의 모습이 스치듯 지나간다.
내 그리 풍족하지는 아느나 지금 건강 있고, 내 집 있고, 먹을 것 있고, 자식들
부족함 없이 내 옆을 지키고 있고
마음공부 터에서 마음 추스르며 지도받고 살고 있으니 부자가 따로 있던가.
마음부자 공덕 쌓아야 만 할 부자로다. 무조건 감사생활이다.
나머지 생 잘 살다 가세 우선 무엇을 지키고 갈 것인가
곰곰이 생각한다.
첫째, 심 공덕(心功德)이다.
남을 위하고, 세상에 보탬이 되는 마음을 가지며, 널리 남을 위하여 기도하고
정성을 들이는 것
마음으로라도 나 아닌 남 잘 되라고 빌어주면 그것이 공덕 아니던가
둘째, 행공 덕(行功德)이다.
자신의 한 도 내에서 덕을 베풀고, 자기의 소유로 보시를 실행하여
남에게 이익을 주는 일, 그러다 재물이 부족하면 몸으로 뛰는 것
그 몸까지 성치 않으면 마음으로라도 빌어주는 공덕 이리라.
셋째, 법 공덕(法功德)이다.
어느 성인이든 정법의 혜명(慧命)을 이어받아, 믿고 있으니
그 성인의 법륜을 굴리며
정신⸳ 육신⸳ 물질로 도덕 회상을 배운 데로 실천하는 길이
알리는 길이며 공덕 중에 으뜸 공덕 아니겠던가.
생전에 억척 같이 돈을 벌었으면. 자식에게는 적당히 살 수 있을 것만
남기고 내생을 위한 공덕 짓기에
마음과 몸 남 보기에 추하지 않게라도 살다가야 하리라 마음 먹는다.
착한 마음 먹음을 실천하는 것은 요사히 무너져 가는 도덕 상실 위에
道味德風의 바람이 불게 하는 작은 공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