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3분법

50. 꽃부리의 이야기 <2010년 7월 7일>

by 임선영


난 잊을 수 없는 시부님의 잊지 못할 말씀이 있다.

신행에서 돌아와 시아버지 앞에 절을 올렸다. 당뇨 합병증으로 눈이 잘 안 보이시던 시아버님은

며느리의 첫 절 올리는 흔적을 잡고 미소를 머금은 채 말씀을 내리셨다.

"아가! 앞으로 한 가정을 지키는 며느리로서 내 하는 말을 명심하거라."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 법이다. 나 이렇소 절대 자랑하지 말거라, 자기 값은 하늘이

이미 다 알고 있는 법, 그대로 받는 것이다. 소문내고 요란 떨지 말거라. 지킨 대로 받는 것이다,

저축한 대로 찾아 쓰는 것이다. 안 지키면 큰 복이 발이 있어서 걸어서 나간다. 살림이고, 공부고

돈이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걸어서 나가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꼭 3분법을 지키거라. 나무에도 안 보이는 뿌리가 튼튼해야 기둥도 튼실 해지고

잎이 무성한 것이니라. 모든 처사가 이 나무 자라는 것과 어찌 다르겠느냐.

동산, 부동산, 현금의 재산 3분법을 어느 곳에서든 지키거라. 안 보이는 뿌리의 재산 부동산, 기둥과

같은 동산, 보이는 현금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사회, 단체, 가정에서 이 부분을 실천하면 망하지

않느니라.

현금은 급한 유사시에 모든 것을 건지느니라.

어렸던 나는 지혜와 지식을 겸비했던 아버님의 그 귀한 말씀을 그냥 듣지 않고 풍족하지 않은 생활에서도'실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정말 가슴 치는 말씀이다.

안 보이는 뿌리에 걸음을 주고 제 때에 물을 주고 정성을 기울일 때 기둥은 튼실 해지고 잎은 저절로 크지 말라고 해도 무럭무럭 자라서 무성한 잎은 유사시에 급히 대처하는 현금이리라.

모든 것이 부실하여 살려고 애쓰는 뿌리는 돌보지 않고 웃자란 잎만 무성한 나무는 어느 날인가 고사하고

말 것이다. 가정을 지켜가는데도, 식구는 그 가정에 뿌리다. 안에서나, 바깥에서나 그 뿌리를 돌보지 않고

우선을 먼저 돌보지 않고, 겉으로 보이는 겉치레에 눈을 돌려 살아가던 가정은 무너지는 것을 옆에서 보며

나는 가슴을 친다. 어느 곳에서든 기본이 있다.

그 기본을 착실히 지켜가는 사람이나, 단체나, 사회는 무너지지 않는다. 그 간단한 기본을 지키지 않았을 때

사고가 나고, 허물어지는 꼴을 우리는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웃자란 나무처럼 소문만 무성하고 뿌리가 약하고 기둥이 부실한 것들은 언제인가 무너진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하여 언제 어느 곳에서든 작던, 크던 이 3분법을 잘 지켜가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육신은 가고 없어도 귀중한 말씀을 재산으로 주고 가신 시아버님의 말씀은 안 보이는 재산 한 가정을 지키는 뿌리에 해당하리라.

나는 지금도 존경하며 어려울 때는 하늘은 보며 아버님과 대화를 한다.

그분의 밝음을 어둡게 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쓰며, 가정과 지금 여기를 살아간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처한 그곳에서 우리가 성취하고자 하는 꿈과 같은 한 나무에 거름과 물임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물은 누군가 주겠지, 거름도 알아서 하겠지, 하며 주인이 되지 못하고 지나가는 나그네처럼 외롭게 물을

기다리는 필요로 하는 거름을 기다리는 것을 모른척하고 잎만 무성한 나무의 그늘을 이용하여 잠깐잠깐씩

쉬고 가는 지나가는 객이 된다면 그 나무에 잎은 어느 날인가 말라 눈을 맞고 서있는 죽은 나목이 되고

말 것이다.

우리는 언제 어느 곳에서든 의자를 놓고 더위를 식히는 사람이 되여서는 안 될 것이다.

매사의 삶에 늘 시아버님의 말씀이 물질의 노예 생활을 하는 현시대 파란 고해의

세상사에서 지금도 살아 계신 듯 며느리 마음을 울리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날 인도하는 1급 경종 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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