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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에서 인류까지 15 태양계의 구조물 ③-③

태양계의 끝, 오르트구름

by 할리데이

태양계의 구조물 탐사를 위한 여정도 어느덧 종점에 다다르고 있다. 태양계의 1차 경계지점(태양권계면)까지 지나고 나니 이젠 완전히 오지 탐험이다. 이곳에선 태양도 더 이상의 태양이 아니다. 그저 상당히 밝은 별에 불과하다. 이제 우리는 태양계의 마지막 경계지점인 오르트구름대에 도착하는 참이다.


네덜란드의 천체학자 얀 오르트(Jan Hendrik Oort, 1900~1992, 네덜란드)는 장주기 혜성의 궤도가 태양계의 먼 외곽에서부터 시작되는 궤적이라는 것을 일찍이 간파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것들이 태양계의 모든 방향에 고루 분포한다는 사실까지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태양으로부터 5~10만AU 정도의 구간에 혜성의 씨앗들이 마치 구름처럼 모여 있을 거라고 주장했다. 오르트의 이러한 주장은 아직까지도 직접 증명되진 않았지만 많은 천문학자들로부터 이론적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 후대의 천문학자들은 그 혜성의 씨앗 무리들을 오르트구름대라 명명하였다.

오르트구름대는 태양의 중력이 미치는 경계지점을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다고 생각되는, 아직까지는 가설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태양계의 마지막 구조물이다. 장주기 혜성과 비주기 혜성의 출발지로 여겨지고 있으며 물, 메탄, 일산화탄소 등의 얼음 물질로 구성되어 있을 거라 추측하고 있다. 이는 혜성들에 대한 관측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태양으로부터의 거리는 5만AU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1광년 정도에 해당하는 거리다.

카이퍼벨트와 오르트구름 그리고 혜성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어질 <형제들> 편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오르트구름대에는 자그마치 5~6조 개나 되는 혜성들의 씨앗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참고로 2004년에는 공전주기가 약 1,134만 년으로 추정되는 장주기 혜성 ‘2004YJ35’가 발견되기도 했다.


조금 전 우리는 태양계의 구조물들을 살짝 둘러 보았다. 이어지는 편에서는 그 구조물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지구의 형제들인 행성과 혜성을 만나 보자. 태양계 거주자들과의 인터뷰 시간이다.


태양계의 크기를 보여주기 위해 축약을 거듭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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