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괄식과 미괄식을 쓰는 이유
상사의 지식 多, 少 의 차이
두괄식과 미괄식, 모르고 쓰면 독 된다?
글의 효과적인 전개방식을 크게 2가지로 우리는 알고 있죠. '두괄식'과 '미괄식'은 아마 많이 들어보셨을 거에요. 두괄식은 결론을 앞에, 미괄식은 결론을 뒤에 정리하는 방식인데, 보통 우리는 두괄식을 많이 추구하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특히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말이죠. 혹시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하신 적이 있나요? 두괄식이 좋으면 미괄식 전개를 쓸 필요가 없을텐데 말이에요.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우리는 '상사'라는 독자의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보고서라는 메시지를 준비합니다. 그 안에 핵심내용을 배치해야 할텐데, 이 것은 프레젠테이션과도 맥락을 같이하게 되겠죠. 핵심내용을 먼저 제시할지, 나중에 제시할지 고민할 때 중요한 점은 보고를 하는 대상이 내가 준비하는 보고내용을 '알고 있느냐', '모르고 있느냐'에 좌우된다고 보면 됩니다.
두괄식: 상사의 지식이 풍부할 때 or 지시를 했을 때
일반적으로 상사가 내가 보고할 내용에 대해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에 대한 배경지식이 풍부하기 때문에 우리가 준비하는 통계나 근거자료는 의미있게 제시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미 알고 있고, 어느 부분이 중요한지도 파악도 다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수치와 부가적인 내용들은 오히려 답답하게 할 수 있겠죠. 이럴 때 핵심내용을 가장 먼저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상사가 "~한 내용에 대해 보고하라"라는 말을 했을 때가 가장 확실하죠. 상사가 지시한 내용에 대한 본인의 대답을 앞부분에서 먼저 서술하고 왜 그런 답이 도출되었는지 근거를 나열하는 것이 보고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두괄식으로 이야기하라는 걸까요?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는 특별한 전문지식이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미 말하고자 하는 근거와 내용을 알고 있는 경우와 같다고 보면 되겠죠?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전 지식이 풍부한 상사가 지시한 보고, 이 때 필요한 메시지 전달법은 '두괄식'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미괄식: 상사의 지식이 적을 때 or 제안을 해야할 때
상사의 지시 외에도, 필요에 의해 사업이나 계약 등을 제안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보통 사전 예고나 정보 없이 보고를 하게 되기도 하는데요. 상사 입장에서는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갑자기 찾아온 보고가 달갑지는 않겠죠. 특히나 전문적인 분야일수록 보고내용에 깊이 있게 파고들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론보다는 배경지식, 정보부터 탐구하려는 경향이 강하죠. 이럴 때 미괄식을 사용하게 됩니다.
우리가 제안하는 안건에 대해 '현황이 이렇고, 문제점이 이렇고, 그래서 너무 힘들다'라는 내용을 나열해야 현재 어떤 결정이 필요한지 감을 잡을 수 있고,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결론을 이야기하면 아마 두괄식보다는 납득할 수 있는 보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두괄식으로 보고하면 '뭔소리야?'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라, 상대방이 현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 미괄식 보고의 포인트입니다.
모든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이 '기-승-전-결'은 아니다.
'기-승-전-결'은 소설에 주로 활용되는 구조이지, 보고에서 중요한 틀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보고에서 혼나지 않는 유연한 태도는 여러분이 두괄식/미괄식으로 보고해야할 타이밍과 맥락을 읽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보통 사업에 대해 총괄하고 있는 '팀장' 급에 대해서는 구두보고와 두괄식 보고가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큰 단위 사업을 맡고 있는 부장, 본부장 및 대표 등에 대한 보고에서는 특별한 지시사항이 아닌 이상, 아무래도 미괄식 보고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겠죠.
물론 회사나 팀의 규모,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요. 상황에 따라 '결-기-승-전'과 '기-승-전-결'을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는 것. 이 역량을 키우시면 사랑받는 보고서로 한 걸음 더 다가가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