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띠, 두 여자

수필과 소설 짓는 여자 홍재

by 홍재숙

스물여섯 봄, 처음으로 남편의 집에 들어섰을 때 하늘색 저고리에 흰 앞치마를 두른 중년의 시어머니가 부엌에서 나오던 모습이 아련하다. 그날이 나와 앞으로 내가 겪어나갈 만남의 시작이었다.

스물여섯 살, 나는 대책이 없었고 치밀하지 않았다. 아니 눈앞에 빤히 뺄셈이 보이는데도 주판알을 튕기지 않았다. 시할아버지, 시할머니, 시아버지, 시어머니, 시동생 둘, 시누이 하나, 강화 통진에서 서울로 유학온 시고모 아들, 그리고 남편... 모두 9명의 식구가 모여사는 한옥집의 일원으로 성큼 발을 디딘 나는 분명히 생각이 없는 , 아니 생각도 안 한 그런 젊음이었다

용띠 시어머니와 용띠 맏며느리의 수면아래에서 용틀임 회오리를 일으키는 삶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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