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성을 향한 수업의 여정
누가, 왜, 무엇을, 어떻게—
민주적인 수업을 고민하는 순간, 수업은 단순한 학습의 장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공동체의 장이 된다.
존 듀이는 『민주주의와 교육』에서 민주주의의 이념을 교육 문제에 적용하려 애썼다.
그는 교육의 목표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역할을 발견하며, 책임 있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업의 폭을 ‘민주적인 수업’으로 확장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학교’, ‘학년’, ‘학급’이라는 물리적·시간적 공간을 공유하며 공동체로 묶인다.
그 과정에서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획일성이 강요되지 않았은지, 나는 자주 성찰한다.
특히 선택하지 못한 공동체에 속할 때, 원하지 않아도 지켜야 하는 규칙이 일방적으로 통보된다면 이는 민주적이지 않다.
학생들의 의견을 묻고 반영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과 함께 공동체를 세워나가는 데 의미를 둔다.
예를 들어, 한 과학 수업에서 ‘실험 주제를 학생들이 직접 선택하는 날’을 정했다.
처음엔 학생들이 망설이며 의견을 내지 못했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투표를 진행하자 학생들은 놀라울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실험 주제가 결정된 후에는 각자 역할을 나누고 책임을 지면서, 수업 전체가 학생들의 주도 아래 자연스럽게 돌아갔다.
그때 나는, 민주적인 수업이란 결국 학생들이 스스로 주인이 되는 경험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학교는 하나의 공동체다.
공동체로서 규칙과 약속은 필요하지만, 이를 정할 때 합의 과정을 거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질적으로 다르다.
공동체의 배타성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언젠가부터 내가 함께하는 공간에서는 민주적인 수업을 추구해 왔다.
과학이라는 교과를 유지하면서도, 학생들의 목소리에 기반해 수업을 공동창조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느리고 때로는 녹록지 않았지만, 학생이 수업의 주체가 되어 그들만의 수업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경험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주었다.
동시에 교사로서 이 수업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오늘도 나는 민주적인 수업을 만들고, 수업 속에서 민주성이 발현되도록 ‘누가’, ‘왜’, ‘무엇을’, ‘어떻게’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정제되고 깔끔한 수업보다 다소 투박하고 거칠 수 있지만,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교사로서의 존재 가치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