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를 지켜내는 말의 연습

대니 샤피로『계속 쓰기; 나의 단어로』로 교사의 존재를 성찰하다

by 차미레
“오늘의 나는 어떤 말로 존재하고 있는가?”

대니 샤피로의 『계속 쓰기; 나의 단어로』는 이 질문을 매일 스스로에게 던지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겉으로는 글쓰기 에세이처럼 보이지만, 실은 '나'를 지켜내기 위한 내면의 훈련이자, 창작 이전에 삶을 견디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교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수많은 타인의 언어와 기준 속에서, 교사는 어떻게 ‘자기 말’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은 조용히 곁으로 다가와 묻는다.

“당신의 문장은 어디에 있습니까?”



#교사의 언어, 자기 존재의 시작


교사는 아이에게 자주 말한다.

“네 생각을 말해보렴.”

하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과 생각, 문장을 잃은 채 살아가는 교사도 적지 않다.

언젠가부터 교사의 언어는 ‘공식 언어’, ‘행정 언어’, ‘지시의 언어’로 갇히기 쉬워졌다.

“회의록을 쓰면서도 내 말은 없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면서도, 나는 한 문장도 쓰지 않았다. 문득, 나는 어떤 말로 살아가고 있는가,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순간, 『계속 쓰기』는 마치 속삭이듯 다가와 묻는다.

“글쓰기는 고통에서 벗어나는 도구가 아니다. 그 고통을 함께 살아내는 방법이다.”


수업일지 한 줄, 퇴근길 메모, 일상의 문장 조각들.

그것이 ‘계속 쓰기’가 된다면, 교사는 자기 삶을 기록하고 지켜내는 존재가 된다.

아이들을 위한 글쓰기 이전에, 교사를 위한 글쓰기가 필요하다.

교사의 말은 곧 교사의 존재다.



#지속하는 교사, 쓰는 교사


샤피로는 하루 한 줄이라도 써보라고 말한다.

그것은 글쓰기라기보다, ‘존재의 지속’에 가깝다.

교사는 늘 흔들린다.

아이와의 관계, 학부모와의 긴장, 시스템의 압박 속에서 문득 멈추고 싶다는 마음이 찾아온다.

그럴 때 이 책은 가만히 문장 하나를 건넨다.

“그럴 때일수록 써야 한다고.”


글은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가는 일이다.

교실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수업도, 완전한 교사도 없지만,

계속 서 있으려는 교사가 있다.

그리고 계속, 쓰는 교사도 있다.



#나의 말로, 나의 삶으로


“나의 단어로”라는 부제에는, 말보다 더 깊은 태도가 담겨있다.

교사는 타인의 말로 설명되고, 타인의 기준으로 평가받는 직업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타인의 언어에 기대어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교육이 진실해지기 위해서는 교사도 자기 단어를 가져야 한다.

‘사람’과 ‘앎’을 잇는 자리에 서 있는 교사에게 이 책은 속삭이듯 다가온다.

“당신은 여전히 쓰고 있습니다. 당신의 말로, 당신의 방식으로.”



#교사의 문장을 복원하는 시간


『계속 쓰기; 나의 단어로』는 교사에게

“계속 가르치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계속 살아가기 위한 언어”를 되찾게 하는 책이다.


더 나은 수업, 더 좋은 교실을 말하기 전에,

먼저 ‘자기 문장을 가진 사람’으로서의 교사가 존재해야 한다.

교사가 자기 말로 존재할 때, 교실도 비로소 살아 있는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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