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말하는 습관이나 표현 방식을 보면 그 조직의 문화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같은 일터에서 몇 년을 함께 일하다 보면 서로 닮아간다. 리더도 자신의 상사로부터 무의식으로 배워온 언어습관을 자신의 팀원에게 사용한다. 갤럽의 2023년 직장 참여도 조사에 따르면, 직속 상사와의 긍정적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직원 몰입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나타났다. 2025년 서울비즈 조사에 따르면 상사와 긍정적인 소통을 한 직원의 이직률이 평균대비 47%가 낮다고 한다. 국내 중소기업 직원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동기부여와 감정적 언어를 사용하는 리더일수록 리더-부하 교환관계(LMX), 팀 몰입, 직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의 언어 습관이 조직 성과와 직결된다는 증거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자신의 언어습관을 확인하고 어떤 언어 습관이 팀원들의 업무몰입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향상초점 VS. 예방초점(실수/실패회피)
많은 리더가 뛰어난 성과와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태도로 지금 자리까지 승진했지만 리더가 된 이후 팀전체의 실패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은 자연스럽게 실수 예방 또는 실패 회피 중심의 리더십을 발휘하게 만든다. 실패 회피에 초점을 둔 리더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라, 실수하지 않도록 해라 등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팀의 문화를 수동적으로 변화시킨다. 실수하게 되면 문제를 최대한 빠르게 수습하고 해결하기보다는 항상 누구의 책임인지를 먼저 따지곤 한다.
그러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분위기는 실수회피 중심의 언어나 태도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문화는 이게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가 아니라 이 시도가 성공하면 무엇이 달라질까,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등 향상 기회를 창출하는 질문으로 가능하다. 이것은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야.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등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향상중심의 언어 사용으로 지속 가능한 성과는 만들어 낼 수 있다.
팀 차원 VS. 개인 차원
리더는 팀보다는 개인차원에서 동기를 자극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팀원 자신이 업무의 주체라는 인식과 함께 도전하려는 동기를 자극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팀워크를 강조하는 것은 팀원 모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압박 혹은 서로를 감시하라는 무언의 압력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팀이 실수할 경우 팀전체가 피해본다는 부담감이 도전보다 안전한 선택을 하게 된다. 따라서 리더는 우리 팀을 위해 잘해 보자라는 말보다 이 프로젝트는 팀원 개인의 실력을 증명할 기회이며 이를 통해 많이 배우고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협업이 필요한 과제일지라도 역할을 명확히 나누고 개인의 주도성을 보장해 준다. 프로젝트의 이 부분은 본인이 전적으로 주도적으로 이끄는 거야. 도전하는 것이 향후 개인의 경력에 도움이 될 거야 그래야 우리 팀이 성장하는 거야라고 개인 성장과 책임을 분명히 하여 구성원의 몰입을 이끈다.
통제 VS 성장
리더는 팀원이 보고할 때 보고의 목적을 통제가 아닌 성장을 중심으로 보고를 재구성해야 한다. 내 방식대로 해, 이건 이렇게 해야지 같은 말은 지시하고 통제하는 말로 팀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억압한다. 또한 문제는 없는 거지 식의 확인 보고는 팀원을 침묵하게 하고 책임을 회피하게 만든다. 대신 이번 업무의 목적이 무엇이지? 이것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지? 등 생각을 확장하는 질문을 할 수 있다. 반면 결과 보고에서는 뭘 시도했는지?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웠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등의 질문 등을 통해 보고를 학습과 성장의 과정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다른 한편 구성원의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업무를 공유 또는 지시하는 것보다 제안하는 것이 더 좋다. 실제 팀원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제안하거나 추천, 선택, 권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런 방법으로 해보면 어떨까요? 이런 방법들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좋을까? 이런 말은 부드럽지만 직접적으로 전달되어 실질적인 행동을 이끌 수 있으며 자기가 주도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반면 자신의 방식으로 업무 지시를 내리는 명령은 구성원의 반발심을 불러일으키거나 수동적인 태도를 유발할 수 있다.
긍정적 어조 VS 부정적 어조
리더가 긍정적이고 격려하는 언어를 사용하게 되면 팀원들은 자신감을 갖게 된다.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는 것과 일단 해보자라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위기감 조성 언어는 직원들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나치게 위기감을 조성하는 언어나 부정적인 메시지는 구성원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조직의 효과성을 저해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결과에 대해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라는 말은 팀원들의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결과가 불투명한 일을 할 때는 실패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줘서 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최소화시켜줘야 한다. 또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 누군가를 탓하기는 말인 왜 이런 결과가 나왔어라는 말보다는 이번 일을 통해 배운 것이 뭘까? 향후 어떤 식으로 개선할 수 있을까? 등 자신의 배운 것을 토대로 개선점을 스스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 거기에 팀장으로서 제삼자의 시각으로 팀장의 관점을 이야기해 준다
심리적인 안전감을 주는 가장 쉬운 말은 고맙다, 감사하다는 표현이다. 팀원의 성과와 노고를 인정해 주는 말이다. 누구 덕분에~ 감사하다 등 조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표현을 한다. 덕분에라는 짧은 말은 팀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면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만든다
꼰대 VS. 멘토
꼰대와 멘토는 한 끗 차이다. 꼰대는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팀원을 가르치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팀원이 힘들다는 표현을 할 때. 나도 힘들었어. 그런 과정이 다 회사생활에 도움이 되는 거야 등. 자신의 입장에서 가르치려 한다. 반면 멘토는 에고 힘들겠다, 뭐 때문에 그렇게 힘들어?라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공감해 주고 도와주려 한다. 또한 꼰대는 자신의 입장 또는 회사의 입장에서 잔소리를 한다. 잔소리는 내가 원하는 행동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며 상대방을 가르치는 것이다. 반면 멘토는 대화의 중시를 내가 아닌 상대방에게 조언한다. 조언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이 도움을 주기 위한 말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걸 상대방에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스스로 사고를 확장하고 자기만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멘토이다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주고 이에 반응해 주는 것 예를 들어 정말 힘들었겠구나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어? 더 자세히 이야기해 줄래 등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생각을 더 깊이 이해한다
리더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씨앗이다. 문화는 거창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언어라는 매개로 매일의 상호작용 속에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리더뿐만 아니라 자신의 팀원들이 현재 어떤 언어습관을 사용하고 있으며 향후 어떤 언어 기술을 만들어가야 할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것이 긍정적이고 건강한 조직문화의 기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