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365 #7

Don't even think about it.

by LiSA

헤어짐을 선전포고한 후의 후폭풍은 적지 않았다.

셀 수 없이 자주 헤어짐을 고했었고 그와 연락을 하지 않았던 기간도 몇 주씩이나 되었던 적도 많았는데

이번에는 진정으로 가슴이 미어지듯 아팠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눈물이 흘렀고 가슴에서는 피가 흘렀다.


마흔 하나가 되는 동안 수 없는 헤어짐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힘든 것은 무언가.

엄마와 떠난 여행에서 나는 위스키에 취한 채 엄마에게 그를 너무나 사랑한다고 취중진담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인가. 우리는 헤어졌는데.


이튿날 눈을 떠보니 취기에 그에게 전화를 했더라.

그는 받았고, 나는 페이스타임까지 걸었더랬다.

밀려오는 수치심. 굴욕감.

그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내가 얘기하다가 술에 취해서 자기한테 전화했었나 봐. 미안해.'

'실수한 건 없어?'


뻘쭘함과 두근거림, 가슴아픔이 동시에 밀려왔다.

그는 대수롭지 않은 듯 대답했다.


‘나 일본이야. 도쿄.’


그 후로 그에게서는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늘 그렇듯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모두 각자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다시 연락이 닿았을 때

우리는 재회했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우리 사이에 헤어진다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어? “

“그런 생각 조차 하지 마.”


어느 여자나 그렇듯 감정적으로 내뱉는 헤어지자는 말 끝에는 그가 나를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나 역시 그런 평범함을 벗어나지 않았고 그의 말에 내심 안도감마저 드는 나였다.


‘그런 생각 조차 하지 마.‘


단 한 줄기 문장 속에 단호함과 확신이 묻어있었고 그 말을 할 때 그의 눈빛은 참으로 진심이었다.

밖에서는 치열하게 살아온 커리어 우먼이자 집에서는 아들같이 듬직한 딸이었어도

결국에는 나 역시도 마음 여린 작은 여자에 불과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에 무너져 내리고 그의 무심함에 상처받는.

나름의 산전수전을 다 겪어온 나지만 그에게만큼은 한 없이 약해지고 말았다.

시간이 지나도.


그의 말 한마디에 너무나도 간단하게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다.

불공평하게도 여전히 이 관계의 주도권은 그에게 있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결국 나는 참 어리석고 간사하게도 언제 그랬냐는 듯 발걸음이 가볍게 일상으로 돌아갔다.

뭐 어쩌겠는가.

부끄럽지만 사랑에 대한 내 마음이 아직도 이 모양인 것을.

이 작은 평화는 곧 깨질지언정 주어진 평화에 안도하는 나다.

결론이 어떻게 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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