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365

펜과 검은 잉크의 힘

by LiSA

꽃꽂이, 테니스, 골프, 당구, 게임, 독서, 뜨개질 등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취미들이 있다.

그 무수히 많은 취미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나에게 "당신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하고 물으면 나는 주저하며 얼버무린다.

"음..... 넷플릭스 보기?"

쉽게 묻혀가기 좋은 주제다.


어느 날 이렇다 할 취미도 없고 매월 회사에서 나오는 독서 포인트는 날리고 싶진 않아 온라인에서 책을 뒤졌다.

그러다 눈에 띈 필사책.

필사가 유행이라더니. 다양한 좋은 말들을 배울 수 있다니 이거라도 해보자.

필사에 어울리는 딥펜과 잉크도 샀다.

제법 그럴싸하다.


하지만 낯설다.


익숙해지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렇게 며칠간 감흥 없이 써 내려갔다.

그러던 오늘.

처음으로 느꼈다.


글의 아름다움.

말의 아름다움.


정신없이 베껴 써 내려간 글들을 천천히 다시 읽어보니 글이 참 아름답다.

이토록 말이 아름다울 수가 있구나.

살면서 적잖이 다양한 책들을 읽었지만 오늘처럼 글 자체에서 감동을 받은 적은 처음이다.

그간 나는 그냥 읽어 내려갔나 보다. 영혼 없이.

전 세계의 수많은 훌륭한 작가들은 그 글들을 써 내려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고 공부를 했을까.

나는 감히 상상도 못 하겠다.

오늘에서야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어쩌면 필사를 했기에 느낀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나 닿을 수 없는 그 경지에 다다른 이들이구나 싶다.

아름다운 글귀들을 읽고 쓰고 있노라니 저절로 힐링이 되었다.

번져나가는 잉크와 펜 끝에서 느껴지는 사각거림.

그것들이 자아내는 아름다운 글귀들.


글의 힘이란.

이 얼마나 강력한가.

펜의 힘, 말의 힘이란 참으로 경외롭다.

오늘 읽고 써 내려간 글들이 비단 행복하고 즐거운 내용들은 아니었지만

한 글자 한 글자가 맺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 너무나 눈부셨기에

마음이 따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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