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365

인생은 실타래

by LiSA

지난 5일간 회사에서 근면성실한 나날을 보내고

반가운 주말을 맞이했다.

매주 주어지는 이틀의 휴일이 너무나 값지다.

나는 그 값진 휴일 중 하루를 두문불출하며 유튜브와 함께 보냈다.

때가 되면 배가 고프지 않아도 주섬주섬 끼니를 챙겨가며.


오늘도 그런 무심한 날일 것임에 틀림없었기에 일찍 자고 일찍 정신이 깨어났다.

엄마가 주방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정겨울 따름이었다.


며칠 전 내가 써 내려갔던 글 중에 그런 게 있었다.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미세하게 흐르며 이런저런 일들이 생겨나 다양한 삶의 모양을 만든다고 말이다.

오늘이 그런 날 중의 하나다.


침대에서 게으른 눈을 뜨고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오늘 오전 8시 큰 형님께서 별세하셨습니다.'


둘째 큰 아버지의 단체 메시지였다.

불과 몇 달 전 아버지의 납골당을 간 김에 큰아버지께 잠시 들러 인사를 드렸었다.

건강이 안 좋아 보이시긴 했지만 이렇게 가실 줄은 몰랐다.

황급히 무안으로 내려가는 차표를 끊고 사촌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엄마는 부고소식을 듣고 얼음처럼 멈춰 섰다.

가진 것 없던 젊은 나이에 함께 지내며 미운 정 고운 정이 들고 사건사고도 많았던 그들이었다.


엄마를 모시고 지하철을 타고 고속버스터미널까지 갔다.

버스가 가장 빨랐다.

바쁜 마음과는 달리 뒤처지는 걸음의 엄마를 돌아봤다.

엄마도 나이 들고 있었다.

세월이 쌓여 그녀에게도 황혼이 찾아왔다.

평소에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현실이다.

결국에는 누구나 한 번은 맞이할 그 시간을 향해

우리는 달려가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앉아있는데 낯익은 얼굴들이 탄다.

장례식장을 향하는 어른이 된 조카와 사촌동생이다.

슬픈 날인데 그들을 보니 또 반가운 마음에 웃음이 돈다.

이래도 되는 건지.


나는 여느 때처럼 아무 일 없이 평범한 일요일을 맞이할 거라 생각했다.

내가 아무 일정도 잡지 않았으니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하지만 누군가의 삶의 변화가 나의 하루를 바꿔놓았다.

개개인의 삶은 각자의 것이지만 그 삶은 서로 좋든 싫든 얽혀있다는 것을 불현듯 깨닫는다.

제 아무리 혼자 잘났다고 살아가더라도

결국엔 여럿의 삶이 모여 얽히고설켜 하나의 삶이 완성된다.

그러니 나 혼자만 생각하고 살 일이 아니다.

이런 간단한 진리를 난 왜 오늘에야 깨달았을까.


이제 부모님의 시대는 저물고 우리의 시대라고 해도 될까.

의지 박약하게 부모님에 의지하던 나를 벗어나

좋든 싫든 혼자가 아닌 삶

가끔은 주위를 둘러보자.

운전할 때 이쪽저쪽 살펴가며 나의 안전을 챙기듯,

나 혼자 잘한다고 사고가 없는 게 아니듯,

이러나저러나 얽히고설킬 인생이라면

무슨 일이 생기건 후회라도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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