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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P Jan 19. 2024

24.01.19. 글쓰기 연습.

“머리를 써, 머리를!”

일요일은 내가 요리사!라는 문구가 있지. 이 문구로 인해 일요일 아침만 되면 짜파게티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 나는 일요일이면 축구인이 돼. 아침엔 조기축구를 나가서 4시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고, 저녁에는 뭉쳐야 찬다를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하지. 뭉찬이 시즌3를 맞아 네덜란드에 갔더라. 시즌1의 단점이었던 실력 부족을 시즌 2에서 완전히 극복했고, 시즌3에선 실력 성장와 더불어 해외로의 진출했어. 시즌2와 3의 차별점을 조기축구 a매치라는 점을 부각한 점이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 그런 뭉쳐야 찬다 팀이 네덜란드에서 첫 번째 경기를 치르는데, 뭉찬의 윙 이준이가 패스를 잡고 슈팅을 때렸지만 그 공은 상대 골키퍼 키를 넘겨 골대 뒤로 넘어갔어. 그러고 나서 누군가가 “머리, 머리”이렇게 외쳤고, 화면이 전환되며 상대 골키퍼의 골킥이 이어졌지.

머리머리라는 음성이 왜 들어갔을까? 처음에는 다른 선수들이 머리를 쓰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어. ’생각을 좀 해! 머리를 써!‘, 아니면 ’헤딩을 해!‘ 이런 뜻인 것 같았지.


근데 그럼 이 짧은 음성을 욱여넣은 의미가 뭘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내가 생각한 의미였다면 리플레이를 통해서 다시 보여주며 머리라는 단어를 강조할 수 있었을 텐데…. 궁금증이 생기더라고. 그 장면을 두세 번 돌려보다가 문득 옛 생각이 떠올랐고, 그 의미를 알 수 있었어.  


“ㅁㅁ아, 너가 그래서 주전이 아닌 거야.” 고등학교 2학년, 학교 축구대표로 뽑히기 전에 학교 동아리에서 비슷한 장면을 내가 겪었을 때 학교 축구 감독님이자 체육 선생님이 해주신 말이었어. “봐봐, 상대 키퍼와 1:1인 상황에서 각이 별로 없어, 그러면 어디로 차야할까?? 잘하는 선수는 거기에서 2가지의 선택지가 있어. 첫 번째는 머리, 두 번째는 가랑이야. 하지만 방금은 그냥 막찬거야. 이걸 해내야 너가 주전으로 뛸 수 있다 ㅁㅁ아.”

 두 가지 선택지 중 한 가지를 골라서 슈팅을 하는 것이 골의 확률이 높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난거야. 그러고 나서 장면을 다시 살펴보니 이준이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머리 위로 넘어갔고, 이준이가 “머리, 머리”를 이야기한 걸 알 수 있었어. 아마 ‘슈팅 각이 없어 상대 골키퍼의 머리를 보고 슈팅을 찼는데, 생각보다 공이 떠 넘어가버렸다.’라고 자신의 의도를 말하려고 했던 것 같아. 처음에 의미 없는 오디오가 그냥 낑겨서 잡힌 거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깊은 뜻을 담고 있던 거지.


짧은 토막의 장면을 다시 보며 PD님이 축잘알이라 이 음성을 넣었구나…라고 생각하며 아는 만큼 더 보이는 이 현상이 흥미롭더라. 모험 영화를 보면 “비밀을 풀어라, 그럼 엄청난 보물이 펼쳐진다.”이런 클리셰가 흔하지. 이런 클리셰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지식을 쌓아라.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면 더 넓고 재밌는 세상이 나타날 것이다.”라는 의미를 숨긴 것이 아닐까?

주인공이 비밀을 풀기 위해 단서를 찾고, 수수께끼를 고민하고, 이를 풀어내는 장면은 우리가 지식을 찾고, 습득하는 과정을 비유한 것이지. 모험 영화에서 주인공이 운으로 비밀을 풀어낸다면 맥이 팍~빠질 거야. 그리고 영화는 흥행하기 쉽지 않겠지. 보물이라는 큰 결과를 얻기 위한 서사가 겨우 운이라니. 서사가 부족하잖아. 우리 삶에서도 노력을 해야지만 얻는 것들이 있지. 오랜 기간 공부해 합격한 ‘시험’이나 매일 운동해 얻게 된 식스팩, 혹은 3고초려의 마음으로 고백해 시작된 연애(요즘은 3번 이상은 경범죄다 얘들아…). 그러한 것들이 세상을 재밌고,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보물’들 일거야. 오늘 나의 보물은 호기심을 통해 얻은 ‘머리의 비밀’이랄까.


우리 모두 스스로의 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나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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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자체 피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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