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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P May 19. 2024

칭찬에 인색한 사회.

전 칭찬이 좋아요.

최근 '뭉쳐야 찬다'를 몇 년째 촬영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조기축구 팀을 이끄는 안정환은 '스윗 가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내를 너무나 좋아하고, 그것도 모자라 장모님한테까지 사랑을 마구 보여주는 사랑꾼의 이미지로 잘 알려져 있죠. 


하지만 뭉쳐야찬다로 안정환 감독을 안 사람들은 '스윗 가이'보다는 '매드 가이'의 모습으로 더 많이 알고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경우에 화나 있고, 뭔가 불편하다는 표정이 카메라에 잡히기 때문이죠. 얼마나 그랬으면 안정환 감독이 골키퍼인 김동현을 칭찬하는 모습을 보고 모두가 놀라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감독으로서 칭찬에 인색했던 것이죠. 

어쩌다가 스윗 가이가 매드 가이처럼 보이게 되었을까요. 

저는 오늘 '한국인은 칭찬에 인색하다'라는 점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한국인은 정말 칭찬에 인색할까요? 

애매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 주변 친구들은 평상시에 칭찬을 정말 잘하거든요. 

누군가 머리를 바꾼다면 "머리 정말 잘 어울린다"부터 음식점에선 "와 여기 음식 정말 맛있다" 등등 칭찬을 아끼지 않아요. 

그런데 칭찬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이 있습니다. 바로 일을 할 때인데요. 예를 들어 대학 동기들과 팀플을 할 때, 칭찬보다는 피드백이 더 많이 들어옵니다. 당연한 일이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칭찬이 없고 피드백만 있고, 때론 피드백이 아닌 자신의 감정이 담긴 비난을 돌려 말하는 경우도 있죠. 제가 생각했던 것이 그냥 바스러지는 모습을 보니 굉장히 위축되더라구요. 그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새 소심하고, 말도 별로 않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팀플을 지켜보는 방관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굉장히 기분이 좋지 않았죠. 

근데 그런 동기들과 같이 있으면 그들은 칭찬 봇이란 말이죠. 시도때도 없이 칭찬을 해요. 근데 왜 일할 때만 그렇게 변하는 걸까요? 


여기에 우리 사회가 일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있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무한 경쟁 사회가 되어가면서 사람들이 다들 초긴장상 태를 유지하는 것인가 싶었어요. 아니면 사회에 그만큼 인격적으로 덜된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구요. 어찌 됐든 일할 때만 되면 다들 흥분게이지가 평소보다 많이 상승해 있다고 전 느꼈습니다.

일만 하면 다들 왜 이렇게 화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칭찬을 하면서, 상대가 잘한 건 인정해 주고, 같이 잘해보자는 마음을 가지면 안 되는 걸까요....

사회에 나가본 적 없는 햇병아리라 이상적인 말을 해대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전 칭찬 받는 걸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어렸을 때도 중간고사 90점을 받았을 때 '왜 100점이 아니지? 너가 그렇게 자꾸 평소에 덜렁대니까 시험에서도 틀리는 거야. 그래선 아무것도 커서 할 수 없어' 이런 피드백?(이게 피드백인가)을 받았었어요. 그러니까 공부할 맛이 안 나더라구요. 그래서 공부를 안 했죠. 그럼 다음엔 성적이 더 떨어지고, 그럼 공부 더 하기 싫고,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제가 칭찬을 받아야 더 잘한다는 걸 알게 된 건 뭔가를 성취했을 때 처음 알았던 것 같아요. 전교 10등을 했을 때였나, 기억에 남는 칭찬을 들었었거든요. 그때 이후로 안 좋은 말은 한 귀로 흘리고, 좋은 말만 가슴에 새기려고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더 결괏값이 좋게 나왔거든요.  



혹시 사회에 나갔을 때 냉혹한 분위기에 주눅이 들면 어떡하지...란 생각이 들 때마다

전 제 주변 사람들을 보며 희망을 품습니다.

제 주변엔 칭찬을 잘해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죠.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칭찬을 듣는 건 바로 브런치에 쓰는 글입니다. 

'글이 늘고 있는 것 같다, 글이 잘 읽힌다. 재밌다.' 등등 이런 칭찬들이 글쓰기가 아직 두려운 저에게 정말 많은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칭찬도 해주시고, 피드백도 해주세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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