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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Aug 24. 2022

Hypebeast

hype(유행)을 쫓는 사람을 일컫는 말

나 또한 슈프림 드랍에 목숨을 걸었던 시절이 있었다. 학생 시절 슈프림과 노스페이스가 콜라보한 바람막이를 통해 hype을 처음 접하였고, 그땐 슈프림과 팔라스, 오프화이트가 나의 전부였다. 지금 보면 우물 안 개구리였고, 현재는 스트릿을 선호하지도 않지만, 그 시절의 나를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때의 내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hypebeast가 스트릿에 국한되지는 않지만 결국 hype의 주는 로고 플레이 아닌가? 옷을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뻔한 로고 플레이는 지양하게 되는 거 같다.



     진정한 옷쟁이라면 누구나 좋은 만듦새의 옷을 입고 싶어 할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옷의 기준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 당연히 좋은 원단과 수준 높은 봉제, 마감 등이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옷의 단가도 비싸질 것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비싼 옷이 좋은 옷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 것인가? 옷이 비싼 이유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존재할 수 있다. 물론 질 높은 생산과정이 있을 수도 있지만, 공급이 수요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현상도 이유가 될 수 있다. 흔히 거품이라고 말하며, 리셀 시장이 존재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현재 리셀 시장에서 리테일가를 훌쩍 넘은 아이템들은 웃돈 주고 살만할 가치가 있는가? 물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구매하는 행위는 아무도 비판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이 구매한 가격에 상응하는 질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예를 들어 100만원에 달하는 아우터를 구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기존에 소장하고 있던 10만원짜리 아우터와 별 다를 바 없을 수도 있다. 어쩌면 당연하다. 이 아우터의 리테일가는 100만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 놓인다면 본인은 실망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나는 이런 이유로 스트릿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얼마의 가격을 지불하면 그에 상응하는 질을 기대했지만, 항상 이러한 옷들은 나에게 실망감만 안겨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스트릿씬을 떠난 결정적인 요인은 스트릿씬의 특성 자체가 나의 성향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가 새로 발매한 옷을 먼저 입는지에 대한 싸움이었고, 비싼 로고 플레이가 결국 이쁜 옷으로 이어진다는 점, 많은 사람이 입으면 그것이 유행이며, 이쁜 옷이 된다는 점 등등...... 자신이 어떠한 옷을 어떻게 소화하는 것이 주가 아니라 얼마나 비싼 옷을 사 입는지에 대한 싸움이라면 그것을 어떻게 패션이라 말할 수 있는가?!



     하지만, hype을 쫓다 보면 가장 무서운 점은 앞서 언급했던 점들이 아닌. 주관적인 안목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패션이 재밌는 이유는 지극히 예술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즉, 맞고 틀림이 없는 매우 주관적인 영역인데, hype만을 추구하다 보면 남들이 이쁘다면 이쁜 것이고, 남들이 별로라고 하면 별로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이 없는 패션은 정말이지 나는 상상도 하기 싫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는 hypebeast를 지양하게 되었다. 


     글을 마치며,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도 앞으로는 어떠한 아이템을 선택함에 있어 매우 주관적인 이유를 가지고 구매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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