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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Aug 24. 2022

옷을 잘 입는 것에 대한 기준은 무엇일까

그 기준은 과연 남들이 정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정하는 것일까?​​

  요즘 같은 사회적 거리 두기 시기엔 직접 밖으로 나가 사람들이 무엇을 입고 다니는지 구경하기보단 인스타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패션을 접한다. 보다 보면 항상 남들보다 한보 먼저 나아가 패션씬을 이끄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옷 질을 하는 것은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지 않으나, 패션업계에 종사하지 않으면서도 트렌드를 이끄는 사람들을 보면 참 멋진 거 같다. 사실상 남들보다 반보 빠르기도 참으로 어려운 일인데 말이다.



     누구나 좋고 이쁜 옷을 입고 싶은 욕구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좋은 옷, 이쁜 옷의 기준은 내가 정하는 것일까 남들이 정하는 것일까? 자신만의 기준과 철학이 확고한 사람이라면 쉬운 딜레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다소 어려운 질문이 되리라 생각한다. 결국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인 옷을 선택하는 주체가 내가 아니라 남이라면 그것을 어떻게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입고, 더불어 남들이 그 옷을 알아봐 줄 때 기분이 더 좋다고 가정을 해보자. 진입 장벽이 매우 낮고(가격적인 측면과 단순한 구매 경로) 대중적인 옷을 입었다는 가정하에, 당신이 마주친 모두가 오늘 자신이 입은 옷을 알아봐도 괜찮은가? 객관적으로 봐도 이쁜 옷이라고 하더라도 흔한 옷은 금방 흥미가 떨어지는 것 같다. 흔하다는 것은 그만큼 대중적인 옷이라는 뜻이고, 기업의 처지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단순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반복적으로 나와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을 마주친다면 누가 그것을 좋아할 것인가. 개인적인 생각으론 로고 플레이가 심할수록 쉽게 대중화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로고 플레이를 과하게 전개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해당 브랜드에 대한 애정도마저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 같다. 나는 오히려 남들이 알아보는 것보단 나로 인해 새로운 브랜드를 알게 되었을 때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다. 사람들이 내가 입은 옷을 매번 궁금해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알려주었을 때의 희열이 있다. 그렇다고 현재의 트렌드를 완전히 배제하라는 것은 아니다. 적당히 트렌드를 섞는 것은 좋지만, 현재 트렌드에 적당히 녹으면서 나를 잃지 않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평생 숙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추가로 옷을 좋아하는 것과 옷을 잘 입는 것은 절대적일까?라는 주제로 생각을 해본다면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은 높지만 절대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옷을 못 입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옷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닐 수 있고, 반대로 옷을 잘 입는다고 해서 옷을 좋아한다고 미리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자신과 잘 어울리지 않더라도 좋은 옷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옷의 퀄리티는 크게 따지지 않고 자신과 잘 어울리는 옷들만을 입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원단으로 우수하게 옷을 만들었다고 해도, 해당 옷 자체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옷일 수도 있으며, 코디의 문제일 수도 있다. 나 또한 옷에 대한 애정은 높지만, 패션 감각이 다소 떨어져 옷을 잘 입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참 어렵고 갈 길이 먼 것 같다. 패션......




     나의 기준에서는 나름 이런저런 다양한 옷들을 경험해 봤는데 결국은 돌고 돌아 클래식에 종착하게 되는 것 같다. 이전에는 기본 템들을 다소 등한시하고, 예술성이 뛰어난 옷들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그와 반대로 기본 템들에 더욱 눈이 가고, 기본 템일수록 원단과 봉제, 마감 등으로 승부하기에 기본 템들을 구매할 때 퀄리티를 더욱이 꼼꼼하게 따지는 것 같다. 현재로서는 기본 템들과 클래식을 추구하다 보니 옷들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방향성에 목적을 두고 옷을 입는 사람들을 보면 진정 멋쟁이들로 느껴진다.   패션은 자신이 입은 옷에 대한 자신만의 근거와 자신감이 더해져 진정한 멋이 나타나는 것 같다.  일화로 뉴욕에서 팀버랜드와 칼하트를 입고 건설 현장에 있던 일꾼들이 있었는데 참으로 멋있었다.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그런 간지를 느꼈던 것 같다.   그러하여 요새는 옷들의 기원과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들을 많이 찾게 된다. 하지만 향후에도 계속해서 클래식을 추구하리라고는 장담을 하지 못하겠다. 계속해서 추구하는 방향이 바뀔 수 있으며 바뀌더라도 과거에 추구했던 옷들에 대한 경험들이 결코 마이너스는 되지 않으리라 생각하기에 전혀 아쉽거나 아깝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클래식을 쫓다 보니 향후 100년 뒤에는 과연 어떤 옷들이 새롭게 클래식으로 분류될지도 궁금하다. 우리가 슈트 부분에서 클래식이라고 하면 보통 영국의 신사 느낌이 떠오르는데 언젠간 한국의 한복도 자랑스럽게 클래식으로 분류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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