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

by 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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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감정은 제각각이어서 그런지, 동일한 감정을 느낄 때만 생기는 쾌감들이 있다. 그것이 세세하고 보편적이지 않은 감정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특정한 공간의 형용할 수 없는 분위기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테면 평생 이런 감정은 나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 순간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이를테면, 해변가를 걸으며 시선을 서로에게 두다가,

문득 정면을 보았을 때 펼쳐진 노을을 보자마자 동시에 감탄을 한다거나, 정말 별거 없는 시골길 낡은 가로등 하나임에도 동시에 “뭐지 왜 예쁘지?” 하며 동시에 카메라를 켠다거나 하는 순간들 말이다.


창가에 벌이 들어왔는데도 신경 쓰는 사람이 하나 없이 다들 책에 집중하고 있는 합정의 한 카페를 들른 적이 있었다. 마치 이곳만 공기가 다른 것처럼,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모인 공간에서 느꼈던 안정감은 글로 표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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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은 불편함 속에 존재하지만,

그 불편함을 같이 느낄 수 있는 사람이 함께 있다면,

그 불편함을 굳이 찾아내는 사람이 함께 있다면,

그때부터 낭만은 즐거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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