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때로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해

by 서화

어떤 아픈 기억은 지워져야만 살 수 있기도 하고,

어떤 기억은 아프지만 그 불행을 이겨내는 힘으로 살기도 하지.

슬픔이 때론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해.

/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中


지난 한 해는 아픈 기억으로 꽉 들어찬 해였다.

정확히는, 연초에 있던 하나의 아픈 기억으로 인해

한 해 전체가 아픈 해로 남게 된 느낌이었다.


나를 송두리째 바꿔버린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고,

갑작스레 일상에 홀로 내던져진 나는 말 그대로 힘이 없었다. 무언가를 하려 해도 혼자서는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몇 개월간 기도했다. 이 기억을 잊고 살아가게 해달라고. 물론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내 삶은 회복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도에는 응답이 없었다. 일상은 회복되었지만 아픈 기억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아픈 기억을 애써 지워내려 몸부림치던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샌가 그 지워내려는 노력조차 끊겼다.

그리고 생각이 새롭게 바뀌었다.

“불행을 이겨내는 힘으로 살아보자 한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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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기억은 꼭 지워져야만 좋은 것이 아니었다.

그 아픈 기억은 나로 하여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택한 이유를 생각해 보게 만들었고, 나의 부족했던 점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내 본연의 삶이 어떤 형태인지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여전히 그때를 생각하면 슬픔이 묻어난다. 가끔은 눈물을 흘릴 때도 생긴다. 하지만 그 슬픔이 때로는 내가 더 아득바득 살아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을 느낀다.


슬픔은 때론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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