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화. 햇살
어느덧 3개월간의 연재도 끝이 났네요.
그동안 세상에 있는 곡들에 담긴 여러 서사들과, 제가 살아오며 느꼈던 것들을 가사로 풀어낸 순간을 공유하고자 문장을 써냈습니다. 비록 정갈함은 조금 부족했던 글일지라도, 제가 느꼈던 감정들의 절반이라도 독자들에게 전달되었길 바랍니다.
[가사에 대하여] 연재의 마지막은,
지금도 매년 봄과 여름을 맞이할 때면 문득문득 떠올라 저를 한 명의 낭만인으로 만들어주는 소중한 기억들을 하나의 소재에 담아 적어낸, 가장 아끼고 아끼는 가사 한 편을 소개하며 마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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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봄, 정말 따뜻한 사랑 노래를 한 곡 썼습니다.
가사를 비워놓고 악보만 만들어놓았던 곡인데,
어떻게 좋은 주제를 넣을까 고민을 하다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 추억 ‘ 을
슬프게만 표현하는 게 아니라
따뜻하게도 표현해 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것들과 함께 사계절을 보낼 때 항상 곁에는 ‘ 햇살‘ 이 있었고, 그 햇살을 통해 얻어낸 추억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냈다고 확신하기에, 햇살을 주제로 써보자 하고 써 내려간 가사입니다.
각 사계절마다, 제게 힘을 주었던 일상의 소중함을 한 문장에 담아보려 애썼습니다.
봄에는 산책 중 맞이하는 따스한 바람을,
여름에는 모래 해변과 잔잔한 파도를,
가을에는 선선한 방 안에서 보내던 휴식을,
겨울에는 추위에 떠느라 지나쳤던 작은 골목들을,
어쩌면 숨 돌릴 틈도 없이 낭만을 누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항상 덥든 춥든, 햇살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햇살을 사랑하는 사람인가 봅니다.
실제로 발매된 저의 음반 크레딧 중 한 문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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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것과 함께 사계절을 보내보신 적이 있나요?
그 1년간 항상 주변에는 햇살이 가득했고
따뜻했던 기억들만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것들과 함께 맞았던 햇살과
그때마다 느꼈던 감정들을 어렴풋이 적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과의 시간에도
항상 햇살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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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이른 봄
바람결이 우리를 스칠 때
살며시 귓가에 들어온 소리에
여름날
온기 가득했던 오후 모래 해변
잔잔한 파도와 걷던 우리
늦가을
오늘은 날씨가 춥다며
따뜻한 방 안에서 뒹굴던 하루
한겨울
스쳐 지나갔던 작은 시화 골목
소박한 사연과 나란히 걷던 우리
나만을 가득가득히 채운 일상에
조금씩 몰래 한숨을 돌리던
그대를 마음껏 쉬게 만드는 햇살
재미도 없는 농담에 때론
갑자기 공기가 싸늘해질 때도
그대를 마음껏 웃게 만드는 햇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