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by 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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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運命).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하여 이미 정하여져 있는 목숨이나 처지

사건은 운명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얼핏 들으면, 마치 우리 삶이 태어날 때부터 각본이 짜여있는 연극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비극적이게도, 사실이다. 운명은 우리 힘으로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이름부터가 운명'인 것이다.


운명을 바꾸려 애쓰다 지친 적, 한 번쯤 있지 않나? 왜 우리는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하는 걸까? 어쩌면 운명이라는 단어는 패배의 뉘양스가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보통 사람들이 "이건 운명이야"라는 말을 할 때, 이미 체념한 후에 한숨과 함께 내뱉는 단어여서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꼭 나쁜 일만 정해져 있는 건 아니었다. 우리가 원한 것도 애쓴 것도, 결국 운명이란 이름으로 찾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좋은 일에는 '운명" 이 아닌, 우연'이라는 단어를 더 자주 붙이지 않나. 우리 스스로가 운명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인 단어로 만들어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운명은 좋은 쪽, 나쁜 쪽 그 어느 편에도 손을 들지 않는다. 그저 우리를 다음 장면으로 데려가는 역할만 할 뿐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꾸려는 용기보다 받아들이는 용기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꾸려는 몸부림보다 그 속에서 열매를 찾아가기 위한 몸부 림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 길도 나쁘지 않네" 하고 웃을 수 있는 여유일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못 피할 거라면, 덜 억울하게 맞는 법을 배우는 쪽이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