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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야기-팥죽

by 인유당

오늘은 동지다. 한 해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 1년의 시작을 동지로부터라고 하기도 한다. 동지에는 하늘의 기운이 열린다고 보기 때문인데, 입춘이 한 해의 시작이라고 할 때는 입춘에는 땅의 기운이 열린다고 보기 때문이다.


언제고 새로 시작할 마음의 준비와 각오가 있어야 한다. 동지, 1월 1일, 음력설날, 입춘.... 모두가 한 해의 시작으로 볼 수 있고 언제고 시작이다. 12월에는 지난날을 돌아보고, 정리해 두는 것도 좋겠다. 아쉬웠던 것보다는 1년을 잘 견뎌온 자신의 잘한 일을 기록하자. 그렇게 시간정리도 하고, 이것저것 쌓아둔 물건도 정리하는 공간정리도 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뭐든 하여간 움직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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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쓰고, 팥죽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다.

그리고 공장제품이 아닌, 내가 쑤지는 않더라도 뭔가 사람냄새나는 팥죽을 먹겠다고 반찬가게에 갔다.

가게 안에 가득 탄 냄새가 진동을 하고, 팥죽 하려고 팥을 삶다가 태웠다며 오늘 팥죽은 없다고 했다.

맛있는 팥죽을 먹을 기대에 부풀었으나 팥죽은 못 구하고, 그래도 집에 가져올 반찬을 두리번거렸으나 마땅한 게 없어 빈손으로 돌아왔다.


지금 이곳은 악천후이다. 바람 많이 불고, 비 비슷한 싸락눈이 휘날린다. 제주에서 바람이 많이 불면 많이 불편하다. 이 바람을 뚫고 간 반찬가게에서 바람맞고, 다른 곳을 검색하니 대부분 토요일 휴무다. 애동지니까 팥시루떡을 혹시나 팔까하고 수퍼에서 떡코너를 들렀으나 팥시루떡은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전에 1+1이라 사둔 동원 밤단팥죽을 먹게 되었다. 이것이 현실이다.


팥죽이야기를 하기 위해 모아둔 자료를 쭉 쓰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 동지팥(아래아) 죽: 11월은 동짓달(아래아)이라 하며 동짓날은 양력의 12월 22일에 맞게 된다. 동짓날에는 붉은팥으로 죽을 쑤어 먹어야 감기를 면한다는 믿음이 있는데, 예부터 제주도민의 생활 깊숙이 퍼져 있는 습속의 하나이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동지 점복占卜 제주도에서는 동지 날씨로 점을 친다. 보통 동지는 추워야 좋다고 하는데 날씨가 따뜻하면 질병이 유행할 징조라고 하며, 동지에 눈이 내리면 보리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한다.


팥과 조 또는 쌀로 죽을 쑨다. 붉은팥의 기운이 나쁜 액운을 막아준다고 하여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먹으면 그 해 겨울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고, 여름에도 더위를 잘 타지 않는다고 해서 해마다 동짓날이 되면 붉은팥으로 팥죽을 끓이는 풍습이 내려오고 있다. 죽을 쑬 때 팥은 굵은 것보다 알이 작은 것이 약용 효과가 크다고 한다. 제주지역에서는 초상 때 사돈이 담당하는 음식으로 사돈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오면 그때부터 팥죽을 쑨 다음 가져가는 것이 사돈의 부조였다. 팥은 한 되, 쌀은 이보다 더 많이 넣어서 쑤면 보통 하 허벅이 되는데 여자사돈이 팥죽을 담은 '팥죽허벅'을 지고 가서 사돈댁 일꾼들을 대접하였다.

[개정판 제주전통향토음식] (2022, 제주특별자치도) p.111


올해 2024년은 오늘 12월 21일이 동지였다. 동지에 대한 위키백과의 설명을 보자.


동지(冬至)는 24 절기 중 스물두 번째 절기로서, 태양 황경이 270도가 되는 때이다. 대개 팥죽을 먹는다. 양력에서는 12월 21일 또는 22일이며, 음력에서는 동지가 드는 달을 11월(동짓달)로 한다. 대설(大雪)과 소한(小寒) 사이에 들며, 태양이 남회귀선, 곧 적도 이남 23.5°인 동지선(冬至線)에 이르는 때이다. 이때 태양은 가장 남쪽에 위치하는데, 대한민국, 독일 등과 같은 북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며, 남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다. 추위는 대략 이 무렵부터 강력해지기 시작한다.


동지는 반드시 음력 11월에 들어서 음력 11월을 동짓달이라 불렀다. 또한 동지를 작은설로 부르며 크게 축하했다. 민간에서는 동지에, 설날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처럼, 동짓날 팥죽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다고 한다. 이것은 옛날에 동지 (옛날 서당은 이 날에 입학하였다.)를 정월(正月)로 삼은 풍속에 따른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다음과 같은 풍습이 전해진다.

동지 팥죽 - 동지 때 쑤어 먹는 팥죽. 새알심을 넣어 쑨다. 옛날에는 동지를 큰 명절로 지냈으나 요즘은 제사를 모시지 않고 붉은팥죽을 쑤어 나누어 먹는다. 붉은팥 죽은 옛날부터 액운을 막는 절기 음식으로서, 지방에 따라서는 초상 때나 이사를 하였을 때에 액운을 막기 위해 팥죽을 쑤어 집 안팎에 뿌리고, 이웃끼리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다. 동지가 동짓달(음력 11월) 초승에 드는 “애동지”에는 어린이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고 하여 팥죽을 쑤어 먹지 않고 대신 팥 시루떡을 해 먹었다. 팥죽을 쑤어 조상에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동짓날 날씨로 새해의 농사를 점친다.

달력을 선물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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