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거에 진심
음식에 관해 진심이다. 먹는 것 만드는 것 재료를 둘러싼 사회적인 것까지.
학교 근처에 있으면 학식 사진이 핸드폰 앨범을 차지하고
집 떠나 나와 있으면 여러 식당음식들이다.
어쩌다 빨간 날들의 연속이다.
위스키바 아도니스. 사치스러운 밤 외출.
싱글 몰트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따뜻한 물 한잔 곁들여서. 이게 내 음주 스타일.
단골 가게지만 아도니스를 검색해 봤더니 칵테일이 맛있는 집이라는구나.... 그리하여 첫 잔을 자몽 마티니로....
천안에 가서 리각 미술관, 주변을 둘러보다 유량 생태찌개 간판이 걸린 집으로. 검색 없이 촉으로 가길 좋아하는 일행들과 함께. 내 촉이었어. 이 동네에 생태찌개집이라니... 묘하잖아. 셋이지만 찌개를 2인분만 시키고, 막걸리와 동태전을 주문했다. 아, 이 설명불가능한 촉, 대성공! 묵은지김치볶음부터 맛있는 집의 분위기가 풍기더니만 본품인 찌개 맛있고.... 반주나 하겠다고 주문한 막걸리도 맛있고.... 지나가며 볼 때 가게가 꽉 찼기에, 살짝 한 타임 보내고 조금 한가해진 가게를 들어갔다. 밥은 주문즉시 솥에 지어주셨다. 누룽지도 끓여주시고.... 돈은 많이 벌어 건물도 사고, 새 건물에 아들가게 차려주고( 그 가게에 본점이라는 간판을 붙이심) 아주머니는 원래부터 장사를 하던 작은 가게를 그냥 재미 삼아하고 계신 듯했다. 음식 간이 아주 딱 맞았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고... 재료의 맛을 살리는 정도로.... 동태전도 손님 없으니 해 준다며 바로 부쳐주시는데 포를 직접 떠서 얄팍하고 실했다.(기계포가 아닌 손으로 직접 뜬 포는 아주 오랜만에 봄) 맛있어서 엄마 드리려고 한 접시 포장해 왔다.
엄마의 밥상, 취나물... 그리고 작게 부쳐주는 김치전. 엄마집에 오면, 엄마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신다. 송구스러울 뿐이다,
엄마랑 생선구이도 사 먹고, 소고기국밥도 사 먹고.....
그렇게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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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세존으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고 오늘 마을로 탁발을 가겠는가?” 그래서 그는 되돌아와서 어떤 나무 아래에서 가부좌를 틀고 상체를 곧추세우고 전면에 마음 챙김을 확립하여 앉았다. 이 구절에 대한 주석에 “이와 같이 목전에서 부처님의 경책을 들었거늘, 그가 만일 현명한 사람이라면 누가 오늘 마을로 탁발을 가겠는가?’, 존자는 오늘만큼은 몸에 대한 마음 챙김이라는 불사의 음식을 먹으리라는 생각 때문에서였다. <니까야 강독 출가자의 길> , 2013, 옮긴이: 대림 각묵, 초기불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