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2 수준이다라는 깨달음
영어가 문제야.
영어로 된 논문, 영어 원서를 보려고 하면 한숨부터 나왔다. 물론 요즘이야 번역기 성능이 좋아져서 번역기 돌리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번역기 돌리기 전 돌릴 논문을 pick 할 정도의 수준은 되어야 한다.
박사논문을 제출하면 지적당하는 거 중 하나가 외국 논문이나 원서의 참고분량이다. 그리고 박사논문자격시험에 제2외국어 시험을 봐야 하는 학교도 많다. (다행인 건지는 살아봐야 알겠지만 우리과 외국어 시험은 '영어'만인 것 같다. 제2 외국어는 없다. 만약 제2외국어 시험을 봐야 한다면, 급하게 독일어나 한자를 해야 할 판. 그럴 각오로 제2외국어도 공부하면 좋겠지만.....)
늘 짐이다. 외국어의 능숙함 여부는.
늘 공부해야 하는데.... 잘해야 하는데.. 조금 더 해야 하는데.....라는 부담이 있다.
회화 등 일상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보다
나는 독해가 급하다.
지난겨울, EBS 수능의 주혜연선생님 강의도 들었지만 이게 무료여서 그런가 댓가를 치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유료결제를 하면 부지런히 공부하려나 싶어 메가스터디 1타 강사 조성식의 [괜찮아] 편을 결제했으나, 나답지 않게 완강을 못했다.(나는 돈을 내면 본전 생각에 뽕을 뽑는 타입)
다시 방학이 되었고, 이번에는 전설의 로즈리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의지부족인가..... 영어공부법, 동기부여 동영상만 또 주구장창 보고.....
요즘은 대치동 영어강사 영누의 채널을 보다가, 그 채널에서 소개해주는 중학생 공부법, 교재 추천에 이르러 다시 공부법을 설계했다. 동영상에서 선생님은 교재를 추천해 주면서 꼭 서점에 가서 보고 사라, 이 비싼 교재를 사면서 왜 보지도 않고 핸드폰으로 주문을 하는 거냐라고 질타를 하셨다.
그러나, 나는 그냥 주문했다. 고등 수능영어를 공부하면서 내내 영어라는 어떤 입체적인 물체가 있다면.... 내 영어에는 숭숭 구멍이 뚫려있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는 것 같은데 어이없게 틀리는 문제들,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깔끔하게 해석되지 않는 문장들. 단어는 다 아는 것 같은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는 지문들. 대충 감으로 때려잡는 것 같은.....
동영상을 본 결과, 나는 중학생 영어부터 제대로 실력이 잡히지 않았고, 그렇게 그냥 고등학교에 진학을 해서 어영부영 그냥 그냥 지냈던 거 같다. 동영상에서 예비 고1에게 하는 말들, 제대로 공부 안 한 중학생들의 증상이 바로 내 영어실력의 좌표였다.
자존감이 낮아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살지만 그래도 한구석에 '자신의 특별함'같은 게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나 또한 그 '누구나'이고. 중 2 교재를 샀다. 어휴.... 수준에 딱 맞네 그려. 누구한테 보여줄 것도 아니고 나 혼자 내 방구석에서 내 맘대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즐겁다. 어렵지 않게 진도가 쫙쫙 나가니까 좋다.
졸업논문을 영어로 쓰고 싶고, 혹은 영어로 콘텐츠를 제작해서 한국접수하고 외국으로도 뻗어나가 돈 많이 벌고 잘 먹고 잘살고 싶다는 생각. 브레인스토밍에서 나올법한 이야기지만, 로또가 되길 바라는 마음 비슷한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