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색깔, 이야기를 모을 것
생각보다 인생은 길다
누가 알았는가 내가 이렇게 오래 살 줄을
어릴 때 살면서 오십 이후의 삶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면서
내가 그 나이에 이르게 되리라는 것을 상상해보지 않았다.
다만 서른이 되었을 때에 '서른, 잔치는 끝났다' 시집의 제목을 떠올리며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때 미처 알지 못한 것은 스물에서 서른에 다다르는 그 시간보다 앞으로 마흔, 쉰, 예순이 더욱 빨리 닥칠 거라는 것. 아무리 생각해도 돌이킬 수 없고 그냥 한 발 한 발 죽음 가까이에 빠르게 빠르게 다가가게 된다는 것.
처음 시작은 이런 세월타령을 하려는 게 아니었다.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AGI의 세상이 올 것인지, 언제 올 것 인지에 대해 유튜브에서 강연을 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전문가들에 따라서는 5년 후.... 혹은 20년 후 정도로 예측한다고 했다. 안 올 거라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그리고는 말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알겠지만, 10년 20년 후가 금방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지 않느냐고.
세월이 쏜살과 같다는 아주 굳어진 표현.
그걸 깨달았으니,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고 살게 될까.
올 한 해가 끝나가고 있다.
허무 속에서 그래도 잔치처럼....... 기쁘고 좋았던 순간들을 챙겨봐야겠다.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그게 부자다.
동화 프레드릭을 떠올려야겠구나.
프레드릭처럼 햇살, 색깔, 이야기를 모으자.
과거의 기억은 조작가능하여 창조할 수 있고
현재도.....
그것에 따라 미래도.....
나도 일하고 있어. 난 춥고 어두운 겨울날들을 위해 햇살을 모으는 중이야.
색깔을 모으고 있어. 겨울인 온통 잿빛이잖아.
난 지금 이야기를 모으고 있어. 기나긴 겨울엔 얘깃거리가 동이 나잖아.
들쥐들은, 햇살과 색깔과 이야기를 모은다고 했던 프레드릭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들쥐들은 박수를 치며 감탄을 했습니다. "프레드릭, 넌 시인이야!"
(<프레드릭>, 레오 리오니, 시공주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