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미루고 있다
이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은
아직 숙제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한 편 chapter씩 하겠다 계획을 세웠지만,
못하는 날도 있고 안 하는 날도 있고, 하루에 한 편을 다 못 끝내는 날이 있으니
20편의 논어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같은 박사과정 선생님에게 전화가 왔다.
오랜만이기에 안부를 묻고, 새해 덕담을 하고....
나한테 숙제 다했냐 물어서
오래 걸리는 일이 아니냐고, 어떻게 벌써 다 할 수 있냐고
놀며 쉬며 편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사실이잖아)
왜 오래 걸리냐.............. 며 내게 반문을...
우리는 교수님이 주신 숙제를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논어 손으로 직접 쓴다. 모두 쓰지 않아도 되지만, 인상 깊은 구절을 쓰고 자신의 이유를 써라....
는 말을.... 나는 거의 다 필사를 하고 거기에 자신의 이유나 물음을 덧붙이는 것으로 숙제를 하고 있었고
Y 선생님은 논어에서 인상 깊은 구절 2~3가지를 골라서 쓰고 거기에 자신의 이유를 에세이형식으로 길게 쓰는 거 아니냐고 한다.
Y 선생님의 말대로가 숙제의 진실이라면, 이건 시간이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
내가 해석한 스타일의 숙제가 진실이라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렇다고 논어가 암기가 되거나 공부가 많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일이다.
Y 선생님과 나는 서로가 해석한 교수님의 숙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는 결말을 내지 않은 채 전화를 끊었다.
자신의 스타일대로 숙제를 하겠지.
가장 좋은 방법은 교수님께 새해인사를 드릴 겸 카톡을 하면서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그러나, Y와 나는 알아보겠다, 연락드리겠다는 말을 하지 않은 채 전화를 끊었다.
교수님과의 연락이란 '어려운 일'이다.
교수님은 어렵다.
격의 없이 대해주시지만, 어렵고 조심스럽다.
또 하나의 방법은 이미 이 숙제를 한, 박사과정을 수료한 H 선생님과 연락하는 것.
숙제 어떻게 하셨냐고 묻는 것.
그러나..... 나는 H 선생님도 껄끄럽고 어렵다.
사람들과 잘 연락하지 않는 나는 이래저래 어렵다.
내가 틀릴 수 있다. 그러나, 그냥 시간 들여하던 대로 하겠다.
한 글자 한 글자 쓰는 글자들이 손을 거쳐 내 머릿속에 들어오기를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