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공부하기-반복의 지루함

일상다반사 日常茶飯事

by 인유당

1월 한 달을 보냈다. 그리고 2월을 맞이했다.

어제가 1월이었고 오늘이 2월이라 해서 크게 다르지는 않다.

새로운 각오 등으로 신년을 맞이해서 보낸 한 달을 돌아보면, 나의 반복되는 날들,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을 예상할 수 있다. 사람은 크게 달라지기 쉽지 않다고들 생각하는데 변화는 짧은 기간에서 보면 미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건강해지려면, 나쁜 것을 하지 않으며 좋은 것을 반복해야 한다.

공부를 잘하려면 공부를 조금씩이라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단어를 외우고 한마디라도 말해보고 한 문장이라도 번역해 보아야 한다.

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에 가까운 모습을 오늘 내 하루에서 조금이라도 구현해야 한다.


지금 가장 절실한 게 무엇인가. 지금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가.

내게는 2월 3일 마감 원고가 가장 급하다.

원하는 '게재확정'을 받으려면, 게재확정을 받을 수 있을 만큼의 고품질 논문을 완성해서 보내야 한다.

'수정 후 게재'를 받는 기회도 좋지만, 수정 후 게재를 받으면, 심사자의 요구사항과 질문지에 답변을 써야 하고, 수정을 해야 하고, 다시 원고를 송부한 후, 게재판정을 기다려야 한다.

이 모든 절차를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은 그냥 바로 '게재확정'을 받는 일이다.


지도 교수님이 살펴봐 주신 바로는 논리성 있고 잘 읽힌다며, 소소한 것들(위의 책, 앞의 책 표기 같은)만 지적해 주셨다. 그 답변을 받고는 생각했다. 우리 교수님이 지금 많이 편찮으시구나, 원고를 세밀하게 보실 형편이 아니구나.


대학원생 그리고 박사과정생쯤 되면, 자기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한다. 시간표 짜기, 내 연구주제 공부하기는 물론이고 최소한의 요건인 논문 2편 이상 학술지에 등재 등 여러 행정적인 기본을 스스로 알아서 갖추어야 한다. 알려주는 사람도 하라고 채근하는 사람 없는, 고독하다면 고독한 작업들이다.


1년 2학기를 보냈다. 결론적으로 어어어~하면 시간이 그냥 가고 만다. 지난겨울에 등재지에 투고했으나 실리지 못했고, 수정해서 투고하면 되겠지 했는데 어영부영 시간이 그냥 흐른다는 교훈을 얻었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류시화가 엮은 시집이 있다. 비슷하게 말하자면

투고하라 한 번도 거절받지 않은 것처럼.


문규민이라는 페친의 어느 날의 글.


꾸준히 섭취해야 할 것

거절의 부끄러움(shame of rejection)

반복의 지루함(boredom of repetition)

피드백의 아픔(pain of feedback)


그 글의 댓글에 '연구자의 숙명(fate of researcher)'?이라고 달렸다.


내가 주저하고 두려워하는 것과 마주해야 한다.

중요한 것을 중요하지 않은 일로 외면해서는 안된다.


미래의 나를 소환해서 듣고 싶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었는가.

그리하여 오늘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작가의 이전글대학원생 공부하기-영화 예스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