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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미 Mar 02. 2024

전세사기, 우리 모두에게 집이란?

3. 우리의 신혼집 그 집_ 2


신혼집 그 집에서 1년을 지나고 그 다음 해 4월에. 출산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들 다 한다는 조리원에 들어가기 위해, 돈을 바짝 아껴 한 푼 두 푼 모으고 또 모으기 시작했다.

그 해 여름엔 분양받은 아파트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이사 비용도 모으기 시작했다.


마른 체구 덕분에 사람들은 내가 임신한 줄 몰랐고, 애 낳기 하루 전까지 지하철로 여기저기 오가면서 일을 했다.


그 해 봄,

나는 자연분만으로 출산을 했고, 당연한 코스처럼 조리원에서 2주를 거쳐  신혼집으로 왔다.

아기 돌보기는 너무 힘들었고, 엄마는 본인집으로 오라 했다.

친절하지 않았던 호적상 친엄마에게 달리 기대한 건 없었다.

남편과 나는 아기가 백일쯤엔 새 아파트, 우리의 진짜 첫 집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이 담긴 위안 삼아 약 3달만 고생하자 하고 조금 더 쾌적한 엄마집으로 갔다.


그리고 영등포 어딘가에서 미용실을 한다는 주황머리 집주인에게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말을 했고, 주인은 알았다고 했다.


아기의 케어와 아기의 조금 더 쾌적한 환경일 거라는 기대와 달리 친정집은 지옥이었다.

밥은 스스로 해 먹어야 했고, 엄마는 선풍기 외에 에어컨은 내게 허락하지 않았다.

나는 점차 우울증이 찾아왔고, 엄마의 그 집은 내게 감옥이 되어버렸고,  곧 나는 아기가 울면 방치했고, 내버려 뒀다.

보다 못한 남편은 내게 좁더라도 신혼집으로 돌아가자 했고, 차도 없었던 우리는 카셰어링으로 차 가득 아기의 짐과 나를 태우고 다시 신혼집으로 돌아갔다.


작고 쾌적하지 않지만, 우리의 마음은 편했던 그 집에 아기를 내려놓고 보니…


집에 어디선가 계속 파리가 들어왔다. 내보내도 계속 들어왔다.

작은 방에 들어가 보니, 세상에 창문에 백 마리도 넘는 파리떼가 방 커튼에 까맣게 한가득 붙어있었다.


너무 놀라서 남편이랑 이 파리떼를 내보내려고 문을 열고 소란을 피웠다.

이 파리들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는지 잘 날지 못했고, 잡아도 잡아도 나왔고,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찾아야만 했다.


복도식 아파트 맨 끝집이었던 신혼집 현관.

겨울이면 너무 추워서 틈이란 틈에는 문틈방지를 해뒀는데, 현관문 아래에도 틈이 넓어 예외는 아니었다.


그 틈에 파리가 알을 깐 거였고, 그나마 문틈방지 덕분에 더 많은 파리가 들어오진 못하고 우린 그 문틈을 다 떼고 파리떼의 원인을 제거했다.


바퀴벌레, 개미, 이젠…. 파리라니…

유학생활 때도 못 만난 수많은 벌레를 신혼집에서 만나 버렸다.


나는 이 집을 탈출한 기세로 디데이를 걸어놓고, 2달 정도만 참으면 된다 태세로 버티기 시작했다.

또한 출산하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아서 일을 다시 시작하기 시작해야만 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담배냄새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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