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속 피어난 향기, 2월의 히아신스 이야기

by Camel

겨울 끝자락의 향기


2월의 쌀쌀한 아침, 창문을 열면 가장 먼저 히아신스의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간질여요. 아직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오지만, 우리 집 작은 정원 한켠에서 피어난 보랏빛 히아신스는 봄이 곧 올 거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답니다.


지난 가을, 차가운 흙 속에 히아신스 구근을 심으며 많이 설렜어요.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할 때의 그 기다림은 마치 소중한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 같았죠. 푸른 잎사귀가 하나둘 자라나고, 도톰한 꽃봉오리가 모습을 드러낼 때면 매일매일이 설레는 발견의 연속이었어요.


2월의 히아신스는 참 특별해요. 아직 다른 꽃들은 추위에 웅크리고 있을 때, 히아신스는 용감하게 향기로운 꽃송이를 피워내죠. 작은 종 모양의 꽃들이 차례차례 피어나면서 만들어내는 자태는 마치 작은 탑 같아요. 보랏빛, 하늘색, 연분홍빛의 꽃송이들이 서로 다른 향기의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얼마나 근사한지 몰라요.


아침 햇살이 히아신스를 비출 때면 더욱 사랑스러워요. 아직 차가운 공기 속에서 피어난 꽃잎에 맺힌 이슬방울들이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은 마치 작은 보석을 걸친 것처럼 아름답답니다. 때로는 서리가 내린 날 아침, 하얗게 얼어붙은 잎사귀 위로 피어난 꽃송이를 보면 더욱 감동적이에요.


우리 집 히아신스는 겨울 정원의 작은 등대 같은 존재예요. 아직 모든 것이 잠든 듯한 겨울 정원에서 홀로 향기를 피워내며, 곧 봄이 올 거라는 희망을 전해주니까요. 가끔 추운 날씨에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꿋꿋이 피어나는 모습을 보면 절로 용기가 솟아나요.


창가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히아신스를 바라보는 시간이 요즘 제일 행복한 순간이에요. 차가운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히아신스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고,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는 봄날의 약속을 담고 있어요.


히아신스는 저에게 기다림의 미학을 가르쳐준 꽃이에요. 차가운 겨울을 견디고 피어난 꽃이기에 그 향기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나 봐요. 때로는 우리의 삶도 이런 게 아닐까요? 힘든 시간을 견디고 나면 더욱 아름다운 순간이 찾아오는 것처럼요.


매일 아침 히아신스에게 인사를 건네는 일이 이제는 소중한 일과가 되었어요. "오늘도 예쁘게 피었구나"라고 말하면, 향긋한 향기로 화답해주는 것만 같아요. 2월의 쌀쌀한 공기 속에서도 봄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우리 집 히아신스가 있어 겨울의 끝자락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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