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검사를 마치고 입원실에 들어왔다.
수술용 두꺼운 링거바늘을 팔에 꽂고 나니 오히려 안 아팠던 팔을 못쓰고 있다.
수술하고 나면 이팔을 써야 할 텐데, 양팔 다 꼼짝 못 하는 건 아닌지 또 걱정이 된다.
배도 고프고 잠도 온다.
지금 자면 밤에 못 잘까 봐 졸음을 꾹 참고 있다.
병실은 2인실로 에어컨 바로 아래 자리라 조금 춥다.
수술은 네시 예정이라고 한다.
준비와 수술 회복까지 하면 총 두 시간 정도 걸린다고.
딱딱한 병상에 누워 노트북을 꺼내고 마녀배달부 키키를 봤다.
불안한 마음을 잠재워 주는 자극 없이 다정한 영화였다.
이럴 때 보려고 그동안 아껴둔 걸까 싶을 정도로.
일본에 가면 굿즈를 사 와야지.
아까 수술 동의서를 쓰러 의사 선생님을 만났는데, 의자에 앉으며 너무 무서워요 했더니
왜 수술한다고 했을까 후회되시죠? 하지 만다고 할까 싶죠? 그냥 참고 살걸 그랬나 싶죠?
하며 내 마음을 줄줄이 읊으셨다.
하지만 mri 상 문제가 확실히 발견됐으니 원래 같았으면 지금은 수술할 정도가 아니었어도 언젠간 결국 하게 된다고.
후회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먹은 것도 없는데 링거 때문인지 계속 화장실이 가고 싶다.
링거를 꽂고 나니 움직이기 불편해서 좀 참게 된다.
수술이 몇 시간 안 남았다.
무사히 받고 나서 또 글을 쓸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