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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떠나 본다

떠나 본다

- 들어가는 말 -

by 슈크림빵

2005년 융프라우요흐 정상에서 가족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것을 보면 가족이 먼저인 것은 저뿐만은 아닐 테니까요.

그로부터 정확히 3년 후, 우리 가족은 인천 공항 출국 심사대를 통과합니다.

자그마치 63일의 일정이었습니다. 인간사 희로애락이라고 누가 그랬던가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고, 죽기 직전까지 화도 났지만, 죽어도 좋을 만큼 기쁘기도 했습니다.

부모와 자식이 아닌, 각기 다른 개성과 인격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엄마와의 마지막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때지난 이야기를 다시금 들춰낸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주저를 몰랐던 젊음이, 흔들리지 않았던 결심이, 그때의 당당함이 다시금 교두보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는 결국, 우리의 추억이며, 엄마와의 약속이며, 나의 다집입니다.


휘황찬란한 사진은 없습니다.

랜드마크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 여행서도 아닙니다.

이는 단지, 63일 동안 가족의 일상을 담은 여행일지임을 밝힙니다.


금요일에,,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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