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자들

- 꼭꼭 숨어라 -

by 슈크림빵

누군가 당신을 종일 지켜보고 있다면 어떠십니까?


음,, 불쾌함을 넘어 소름끼치겠죠. 근데 이런 일들이 주변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쯤은 CCTV가 보편화된 문화 안에서 익숙할 겁니다. 다 알면서도, 이해가 가면서도 유쾌하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일 테죠.


*CCTV - 특정 수신자를 대상으로 화상을 전송하는 텔레비전 방식, 송신 화상에서 수신 화상까지는 유선 또는 무선으로 연결하며, 대상 이외의 일반 대중이 임의로 수신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매장 구석을 살피는 CCTV의 렌즈를 통해 특정 수신자인 사장님의 두 눈은 종업원을 향합니다. 일방적이고도 생경스런 경험에 심히 놀라기도 했었지만, 무덤덤해진 탓인지 그 정도에 흔들릴 짬은 지나서인지 심적인 부담감과 적당한 긴장감 속에서 팽팽한 줄타기를 하는 종사자의 입장은 덮어놓고 불쾌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달갑지만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문득- 머리가 기억하고, 불쑥- 몸이 반응하는 불쾌했던 사례들이 있습니다.

일본 여행을 다녀오신 사장님 손에 들려있던 아기자기한 외관의 티포트가 화근이었습니다. 시각적 효과에 비해 내구성은 형편없기에 장식장의 소품용이 제 몸에 맞는 옷이었으나 어머님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호기롭게 건네었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산산조각을 내고 말았습니다. 진짜 사건은 이제부터입니다.

때마침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던 사장님이 전화상으로 결과만을 따져 물었고, 결국 울컥했습니다.


'cctv 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내 안부보다 깨진 티포트가 먼저라니, 그깟 티포트보다 못하단 말인가.'


달력에 휘갈긴 근무 시간표를 더하고 셈해봐도 4만 원가량의 돈이 부족하기에 설마 했는데,,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사장님이 티포트 값을 제하고 입금을 한 겁니다. 구매 당시 5만 원이 넘었으나 사용한 것이기에 이에 근거한 합당한 금액이라는 당당한 태도에, 호텔 커피숍뿐 아니라 업계의 공공연한 룰이라는 사장님의 변명 같지도 않은 변명에 경악을 금치 못했었죠. 최저 시급이 5천 원 미만이었기에 하루를 통째로 날린 셈,, 진짜 기도 안 차는 일이었습니다. 원인 제공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며, 작은 것부터 아껴 큰돈을 버는 게 부자들이라는,, 나름 억지 이론을 앞세워 애써 화를 잠재웠습니다.


건축 회사를 정년 퇴임하고 지방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감리일을 하던 사장님은 한술 더 떴습니다.

잠시 창고에 다녀온 그 틈을 참지 못하고 득달같이 전화를 겁니다. 이유인 즉슨,, 손님을 기다리게 했다는 타박이었고, 영상을 보아서 알겠지만 기다리게 한 점에 대한 사과와 함께 배웅 인사마저 덧붙였다고 대응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혹 본인이 바쁘면 자녀들에게 특정 수신자의 감투를 씌운다는 겁니다. 사장님 눈엔 한없이 부족한 직원이었나 봅니다. 매번 같은 행동 패턴을 시청할 특정 수신자를 향해 어떤 날은 브이를, 다른 날은 썩소도 날렸더랬죠.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 수는 없으니까요.


CCTV를 시청하는 이유도 다분히 이해를 합니다. 무엇이든 넘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한 것,, 매장 안에 있는 종업원도 매장 밖에 있는 사장님도 부족하거나 지나치지 않게 생각하고 행동하여 서로에게 얼굴 붉힐 일을 만들지 맙시다.




Rua de Belem No 84 a 92, Lisbon 1300-085 Portugal

<Pastéis de Belém>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에그타르트 전문점입니다. 1837년 개업하여 현재 5대째 영업 중이며 하루 1만 5000개 이상을 구워내는 에그타르트의 원조이자 전설이 된 곳입니다. 레시피는 사장님과 두 명의 제빵사 총 3명만이 공유하며 제조 과정 전반을 비밀에 부치고 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에그타르트는 나타(Nata)라 칭하는데, 겹겹이 부서질 듯한 페이스트리 위에 설탕을 뿌린 뒤 토치로 검게 그을려 캐러멜라이징한 것이 그 특징입니다.


여기서 잠깐,, 에그타르트가 뭐 대수라고~??.. 하는 의문에 조금의 설명을 덧붙이면,,

<Pastéis de Belém>의 파이지와 에그 크림의 역설적인 조합인데요. 극강의 바삭한 파이지 안에 살살 녹는 부드러운 크림의 선명한 대비가 각각의 질감을 도드라지게 합니다. 깔끔한 단맛 또한 다른 제품들과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곱고 깔끔한 단맛을 얻기 위해 일본에서는 '‘와삼봉(和三盆)’이라는 설탕을 쓰는데, 이곳의 비결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합니다.


그냥도 맛있는 밸랭의 에그타르트를 조금 특별하게 즐기고 싶다면 슈가파우더와 시나몬 파우더를 첨가하거나, 포르투갈식 진한 커피를 곁들여 보세요. 19세기 쓰러져 가던 방직공장을 고쳐 힙하고 예술적인 분위기로 바꾼 곳으로, 밸랭지구의 제로니무스 수도원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IN/OUT 줄이 다르니 이 점은 참고해 주시고요.


*달걀흰자로 수녀복에 풀을 먹이고 남은 달걀노른자를 활용하기 위해 디저트를 만들게 된 것이 에그타르트의 시초라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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