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기, 뽑기, 달고나

- oldies but goodies -

by 슈크림빵

"달고나 라테 주세요."


달고나,, 제품의 특징을 정확히 담고 있지만 두 입술 사이에서 영 겉도는 느낌입니다.

라떼에는 말입니다~,, '띠기', 지역에 따라 '뽑기'라 불리기도 했었습니다. 손잡이가 기다란 적당히 오목한 국자 안에 설탕을 가득 담아 불 위에 올리면 흰색 가루는 갈색의 액체로 변합니다. 요 찰나의 순간에 마법의 묘약 소다를 넣어 휘리릭- 재빨리 저어줍니다. 한껏 부풀려진 결정체를 박박 긁어 작업대 위에 올리고 누름쇠를 잡은 손에 힘을 가하면 뭉게구름 같던 몸사위는 사라지고 이내 날씬해진 자태를 드러냅니다. 우산, 별, 리본, 하트. 세모, 동그라미,, 다양한 문양을 몸에 새긴 띠기는 아이들의 주머니를 터는 합법적인 소매치기였습니다.


사장님의 현란한 손기술 끝에 완성된 띠기를 대하는 자세는 실로 진지했습니다. 손에 단단히 쥔 연장인 바늘 끝에 미리 침을 발라두고 띠기가 앞에 놓여지기 무섭게,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정확하게 한 땀 한 땀 꾹꾹- 눌러 줍니다.

1단계는 난이도 하의 세모입니다. 이 정도쯤이야,, 2단계는 하트입니다. 띠기의 표면이 굳기 전에 선을 장악하는 게 관건입니다. 하트가 사라지고 난 자투리를 전리품 삼아 씹어대며 잠시 숨을 돌려 봅니다. 다음 단계는 리본입니다. 밑 작업을 끝낸 바늘로 삼각형이 맞닿은 꼭지 부분을 집중 공략해 보지만 작업대 위의 세모 한 쌍은 익숙한 상황이라는 듯 싸늘하게 비웃곤 했었죠.

하굣길, 혹은 방방을 탄 후에, 조막만한 등을 한껏 구부리고는 채 여물지도 않은 손에 쥔 바늘에 강약 중간 약~ 힘을 조절해가며 잉어 사탕과 대검 사탕을 호시탐탐 노렸던 꼬꼬마 시절의 소소한 사치 행각이 생각납니다.


2022년 달고나 라테에 올라가는 달고나는 식품의 유형은 캔디류로, 원재료는 정백당과 탄산수소 나트륨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며, 그 옛날 띠기와는 달리 두툼한 형태의 외관으로 파쇄된 단면을 보면 조그만 구멍들이 촘촘히 나 있습니다. 100g당 380 칼로리로, 16oz 라지 사이즈에 50g을 토핑을 하니 악마는 아니어도 사악하다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매장마다 레시피는 다르니 이 점은 참고해 주시고요.


달고나 토핑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다 이내 얼굴을 찡그리고 맙니다. 추억 속의 그 맛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띠기의 맛을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해서 국자를 태워 먹어 엄마에게 등짝 스매싱을 당했던 그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딱 한입만 맛보고 싶습니다.


카페 그레코를 그린 작품 by 루드비히 파시니 (1856)

Condotti 86 00187 Roma, Italia

<Antico Caffè Greco>는 '옛 그리스인의 카페'란 뜻으로 창립자 니콜라 델라 막달레나 (nicola della maddalena)가 문을 연 1760년 이래 25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커피가 런던 커피하우스의 등장과 함께 대중적인 기호품으로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그 흐름에 힘입어 오픈한 카페 그레코는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로, 괴테, 스탕달, 찰스 디킨스, 안데르센, 키츠, 바이런, 마크 트웨인, 쇼펜하우어, 바그너, 리스트 등,, 세계적인 문인과 음악가와 극작가 등이 즐겨 찾던 곳입니다. 바로크풍의 카페는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유명 예술가들의 자필 사인들이 벽에 걸려있으며, 1953년 이탈리아 정부가 '로마 특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보존 관리하고 있어 내외부 인테리어 구조 변경의 엄격한 규제뿐 아니라, 카페 외의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명실상부한 로마의 랜드마크가 한때 폐점 위기에 놓여졌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이 분쟁의 시작은 2017년 9월에 시작되었는데, 당시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자 임대인 측은 6배가 넘는 월세 폭탄을 투하했고, 카페 측은 상식에 어긋나는 임대료 인상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습니다. 이에 문화유산 보호단체인 '이탈리아 노스트라'는 카페 그레코가 지구상에서, 로마 시민과 관광객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건 견딜 수 없으며,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장소는 유지되어한다' 고 <Antico Caffè Greco>를 향한 지원사격에 나섰습니다.

다행히도 <Antico Caffè Greco>는 2022년 현재,, 꼰도띠 골목에서 오늘의 당신을 기억하며 내일의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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