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휘젓고도, 끝내 잡히지 않는
일 층에 사는 나는
자유도 분양받았다
세금처럼
시멘트 속, 코끼리가
내 귀를 당기고 있다
쿵, 쿵, 쿵—
줄넘기를 해도 달라지지 않는 일층,
위로 가는 소리를
아래로 밀어낸다
땅은 모든 소음을 삼키는 착한 흙벽
숨어 사는 코끼리가
쉬지 않고 살아 있음을 알린다
땅이 되지 못한 한 남자,
투덜이가 되어 눈총을 쏘고—
나는 코끼리와 투덜이를 중재하는
소심한 사막여우
계단 몇 칸 거리의 어둠
그 안에선 아무것도 전해지지 않는다.
반갑게 손을 잡던 상냥한 이웃, 위층으로 사라진다.
외출하지 않는 코끼리는
쿵, 쿵, 쿵—
천장 속에서 존재를 드러낸다.
시멘트는 코끼리를 키우며
음흉하게 웃고,
투덜이가 투덜대면
사막여우의 귀는 저녁마다 길어진다
어둠을 휘젓고도, 끝내 잡히지 않는 그 코끼리
오늘도 쿵쿵쿵,
세상 밖으로는 닿지 않는 소리를 내고 있다.
<소개의 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무게,
당신의 코끼리는 무엇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