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여름 피서를 다녀온 엄마의 마음
삼복,
숨을 꾹 누른 낮
젊은 날 건너뛴 여름을
딸과 함께 걷는다
가만히 손을 내미는 너,
나는 아기처럼 그 손을 잡고
햇살 가득한 바닷가, 눈부신 모래 위를
연인처럼 걸었다
얼음물 같은 웃음이
서로의 얼굴을 적시고
네가 건넨 밀짚모자는
내 이마의 주름을, 살며시 덮어주었다
발길 닿는 골목마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앞장선 너의 어깨는
작은 산처럼 견고했다
내가 품었다고 믿었던 너는
스스로의 길을
조용히 펴고 있었다.
그 길이 내 안에
잔물결을 만들고
말보다 먼저
사랑이 고인다.
지금, 이 여름은
우리로 깊어지고
너의 발걸음 아래서
내 마음도
은빛 고요로 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