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지구는 돌고

보이지 않는 자들은 침묵했다, 그래도 지구는 돌고

by 바람처럼


소파에 몸을 기대 시를 읽는데

TV에서 여자들이 씨끄럽다


외면하고 시를 읽는데

카랑카랑한 말이 달려와 두 귀를 당긴다


낙태의 합법과 불법의 말이

치열하게 엉겨 붙어 나뒹군다

단발머리와 파마 한 여자의 말이었다

듣는 이도, 사회자도, 여자뿐이다


어둠 속에 떨고 있는 아기


그 무슨 핑계로도

내 죽음은 불법이에요


제발......

살.

려.

주.

세.


공허한 말들이 울부짖다 사라진다

애비는 어디에도 없고

원래부터 없었고

원죄를 끌어안은 여자의 배는 팽창하고


불법인가?

합법인가?

낙태의 말들이 논쟁하는 TV 옆에서

나는 시를 읽고

남자들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그래도 지구는 돌아가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이의 울음이

여자 배에서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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