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제부도

물의 언어로 걷다

by 바람처럼

비는 두드린다

너와 나를


쏟아지는 물속을

우린 걷는다

아니, 떠간다


젖어 있다는 건

할 말이 있다는 거

문을 열라는 것


우산을 들었지만 마음이 젖는다


밀물에 잠겼다

다시 드러나는 바닷길


빗소리는 그대의 속마음

몸은 해독 중이다


천천히 젖어가며

하나가 되는 너와 나


잠시, 제부도는 이름 없는 바다의 나라

입국심사도 없이 그 경계선을 넘는다


돌아서며 물자국 하나 남기고

젖은 시간을 주머니에 담아 그 나라를 지운다


돌아갈 생각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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