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흔적
꿈에서 깼다
이불이 나를 꼭 안고 있었다
가족 대신,
포개진 베개와 나란히 눕는다
천장은 눈동자처럼 반짝이고
그 안에서 오래된 얼굴들이 웃는다
눈을 감아야 보이는 사람들
귀를 닫아야 들리는 웃음
햇살은 액자 속에만 머물고
그들은 언제나 가장 환할 때
멈춰 있다
나는 그 뒷면에 서 있다
들판처럼,
아무도 나를 보지 않는 자리
사진 속에서 어머니가 날아오고
땅 밑의 아내가 손을 들어 인사한다
도시로 떠난 아이들은 벽에서 달려온다
하얀 셔츠, 뻣뻣한 포즈
오래된 미소
그들은 웃는다
나는 바라본다
내가 그들을 찍었는지,
그들이 나를 찍고 있는지
불분명한 프레임
‘행복하다’는 말이
셔터처럼 눌리고,
그 잔상만 방 안을 떠돈다
가족은 사진 속으로 돌아가 웃고 있고
한 장 남은 필름처럼 서 있는 나—
어둠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 순간을
숨죽이고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