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오만과 편견이 감동적이지 않았을까?
2006. 7. 8. 19:12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많은 사람들이 예찬하는 책이지만
나의 정서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듯싶다.
생활습관도, 사고방식도 다른
이국 사람들의 이야기.
책을 덮으면서
약간의 실망을 느꼈다.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 사랑이라지만
글쎄…
이 사랑,
별로 감동적이지도,
그리 위대하지도 않았다.
약간은 세속적이고
그저 평범한 이야기다.
엘리자베스와 다아시,
제인과 빙리,
위컴과 리디아,
그 외의 사람들.
엘리자베스가 ‘편견’을 품고
‘오만한’ 다아시를 만나며
다아시의 진실을 뒤늦게 깨달았다지만…
글쎄?
다아시의 성(城)을 보고 마음이 바뀐 건 아닐까?
그의 능력,
그의 부(富).
그게 엘리자베스의 마음에
영향을 끼쳤다는 느낌은,
영~ 그렇다.
제인은 착하다지만
우선은 뛰어난 미모였고,
빙리 역시 부자.
여기서도 결국,
물질은 사람을 가리는 요소가 된다.
물질이 사람을 평가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건 잘 알고,
나 자신도 그걸 인정하지만…
그래도, 책에서마저
그걸 멋지게 뛰어넘는 ‘진실한 사랑’을
기대하고 있었던 내 모습이
좀 우습다.
아들 왈 —
“번역이 잘못됐나 봐.
혹시 몰라.
영어 원서로 보면
엄마가 못 본 무언가,
진짜 멋진 게 있을지도.”
쨔샤—
그럼 내가 이 나이에
『오만과 편견』 보자고
또다시 영어에 매달리리?
이 책을 덮으며,
난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처음 만났을 때의
그 벅찬 감동을,
아쉬워했다.
“이제는 오만과 편견은 제목만 기억나고,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내용은 몰라도 감동은 남아 있어.
내가 봐도. 그때의 너는, 진짜 좀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