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종목은 전 남친을 닮았다

나의 주식 이야기 – 6

by 바람처럼

1. 자꾸 생각난다


손절한 지 꽤 됐는데도, 가끔 뉴스에서 보면

“쟤 아직 살아 있네?” 싶다.

한때는 나도 목숨 걸고 덕질했었는데 말이지.


그 종목 얘기다.

… 아니, 전 남친 얘기도 좀 섞였나?


2. 처음엔 반짝였다


처음 만났을 땐 눈이 부셨다.

이 종목, 뭔가 될 것 같았다.


마치… 웃을 땐 스위트하고, 말할 땐 스마트하고, 왠지 나만 바라볼 것 같던 그 사람처럼.


그래서 큰맘 먹고 담았다. 비중도, 마음도.


3. 불안한데 설레는 그 감정


하루에 몇 번씩 주가를 확인했다.

톡 한 줄, 프로필 사진 하나 바뀌는 거에도 가슴 졸이듯. (“왜 이러지? 무슨 일 있나?”)


알고 보면 변동성 덩어리인데, 나는 그걸 ‘매력’이라고 착각했다.


“얘가 원래 이런 스타일이야… 불안한데 치명적인 거.”

지금 생각하면, 진짜 호구였다.


4. 믿었는데, 나만 진심이었다.


실적 발표 전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기대는 컸다. 나름 시간도 줬고, 정성도 쏟았으니까.


결과?

-30% 급락 “얘가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몰랐어…”

그때 깨달았다. 얜 나를 생각해 준 적이 없었다는 걸.


5. 근데 또 보고 싶어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검색하다 다시 마주친다.

“요즘 좀 올랐네? 그 사이 철이 들었나?”


그래도 다시는 안 산다. 그건 자존심 문제다.

다시는 안 사! (진심으로.)


이제는 알아.


그때 깨달았다. 주식도, 사람도 처음에 너무 반짝이면 의심해야 한다. 처음부터 차분한 애가 오래간다. 큰말 안 하고, 요란하지 않고, 그냥 꾸준히 배당 주고 얼굴 가끔 비치는 그런 종목.


사랑도 투자도 결국은 ‘지속 가능성’이더라.


6. 그래서 요즘은…


나는 이제 종목을 고를 때 ‘전 남친을 생각하며’ 필터링한다.

✔️ 말만 번지르르한 애 → 탈락

✔️ 하루아침에 훅 가는 애 → 탈락

✔️ 실속 없이 이벤트만 많은 애 → 탈락

✔️ 올라갈 듯 말 듯 질질 끄는 애 → 탈락


결국 나는 알았다.

주식도, 사람도 너무 반짝이면 위험하다

오래가는 건 늘

조용하고 성실한 애였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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