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따르릉―
“여보세요?”
“네, 우체국 택배입니다.”
그녀는 택배가 문 앞에 도착한 줄 알았다. 그런데 목소리가 지나치게 차분하고 정중했다.
“고객님, 롯데카드 배송 건으로 연락드렸습니다.”
그녀는 순간 멈칫했다.
“카드요? 전 신청한 적이 없는데요.”
“아, 그러세요? 그럼 반송해 드릴까요?”
여기까지만 들으면 그럴듯했다. 그런데 다음 말이 이상했다. “다만 반송 처리하려면 고객님 비밀번호가 필요합니다.”
“비밀번호요? 그게 왜 필요한데요?”
“아 절차상 필요합니다. 혹시 모르니 자세한 건 카드사에 직접 확인해 보시죠. 제가 번호 드릴게요. 1533-3787, 이 번호로 전화해 보세요.”
순간 그녀는 ‘아, 다행이다. 직접 확인까지 시켜주다니’ 하고 안도했다. 바로 그게 그들의 첫 함정이었다.
그녀는 혹시 몰라 다른 전화기로 번호를 눌렀다.
“네, 롯데카드입니다.” 친절한 남자의 목소리.
“아까 이런 전화받았는데요. 저는 신청한 적이 없어요.” “확인해 보겠습니다. 잠시만요… 아, 고객님 명의로 베트남 다낭에서 카드 발급 신청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신분증이나 카드 잃어버린 적 없으세요?”
“없는데요.”
“그렇군요. 지금 바로 해당 카드 삭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명의도용 가능성이 있으니 소비자 분실센터에 등록하시고, 신고도 하셔야 합니다.”
그녀는 불안했지만, 친절한 설명에 끌려가듯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계속 안심시켰다.
“걱정 마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인터넷 가능하세요?"
그녀가 '아... 난 인터넷 잘 못하는데' 걱정하자마자
바로 들려오는 소리.
" 혹시 힘드시면, 제가 원격으로 착신해서 연결되도록 도와드리면 바로 해결됩니다.”
그는 너무 친절했고 너무 매끄러웠다. 실제로 카드사 직원 같았다.
그녀는 순간 ‘세상 참 좋아졌다, 이렇게 직접 도와주다니’ 하고 감사의 마음까지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걸렸다. ‘앱을 설치하라니… 원격으로 연결해 주겠다니….’
머릿속에서 그녀의 아들 목소리가 떠올랐다.
— 모르는 전화는 받지도 말고, 앱은 절대 깔지 마.
그게 다 보이스피싱이야.
그제야 그녀는 입술을 다물었다.
“그런 건 제가 직접 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혹시 하시다 안되면 연락 주세요. 바로 도와드릴게요."
툭.
전화가 끊겼다. 집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녀는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방금 전까지 ‘도용됐나?’ ‘해결해 주겠다니 고맙네’ 하며 흔들렸다는 사실에 등골이 서늘했다.
거울 속에 놀란 얼굴이 마주 보였다. 그녀도 씁쓸하게 웃었다.
“세상이... 너무 친절해도 탈이네.”
너무 친절한 목소리 뒤에는, 탈이 숨어 있다.
[방금 저도 당할 뻔했네요. ㅎㅎ
보이스피싱, 남 일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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