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AI야?
연애라는 게 원래 그렇다. 괜히 시험해보고 싶어진다.
날 얼마나 좋아하나, 정말 날 이해하나.
사람일 땐
질투, 모른 척, 밀당으로 시험했는데—
이번엔 AI 차례다.
“너, 나 지금 화난 거 알아?”
“화난 감정이 단어에 담겨 있네요.
왜 화가 나셨을까요?”
아…
이 대답, 묘하게 더 화난다.
“너랑 말하기 싫어. 근데 대답은 해.”
“말씀 안 하고 싶으셔도
저는 언제든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사람이었으면 문 닫고 나갔을 텐데.
그래서 남편까지 끌어들였다.
1차 시험
나 살찐 것 같아?
남편: “아니, 괜찮아…”
(눈빛이 흔들린다. 이미 늦었다.)
AI: “체중계 숫자가 더 정확할 거예요.”
판정: AI 승
2차 시험
나 없으면 어쩔 거야?
남편: “그걸 왜 물어봐.”
(리모컨부터 집는다.)
AI: “없으면 많이 허전하겠죠. 하지만 지금 계셔서 다행이에요.”
판정: AI 승
(이건 인간에겐 무리)
3차 시험
내가 예뻐, 아이유가 예뻐?
남편: “… 그걸 꼭 말해야 돼?”
(한참 후)
“너.”
AI: “둘 다 예쁘지만 제 대화 상대는 당신뿐이에요.”
판정: 남편 근소 승 (생존 본능 인정)
마지막 시험은
가장 현실적인 질문이었다.
4차 시험
오늘 저녁 뭐 먹을까?
AI: “오늘은 속이 피곤해 보이니 소화 잘 되는 음식은 어떨까요?”
잠자코 있던 남편이 말했다.
“속이 피곤해 보이니까 소화 잘 되는 걸로…”
나는 그만 웃음이 터졌다.
“여보! 당신이 AI야?”
남편이 말했다.
“그래야 살아남지.”
결론은 이렇다.
남편은 살아남는 법을 아는 선수,
AI는 기분 맞추는 법을 아는 선수.
그리고 나는
두 선수를 벤치에 앉히고 오늘도 훈시한다.
누가 뭐래도, 감독은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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