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잠깐의 뱃멀미
2006.10.3. 09:05
새벽에 졸린 눈을 비비며 아이와 함께 차에 올랐다.
동행들은 기대에 부풀어 마냥 즐거운 분위기.
하지만 딸과 나는 조느라 여념이 없었다.
선착장에서 아침을 먹고, 안개 낀 아침바다로 향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짙은 안개가 발길을 잡았지만,
서서히 걷히는 바다를 향해 우리는 힘차게 달려갔다.
“물고기야, 게 섰거라!”
선장님의 지시에 따라 낚싯줄을 던지고
온몸의 신경을 손끝에 집중했다.
드디어— 손끝에 전해지는 물고기의 몸부림.
감아올리는 낚싯줄에 우럭 한 마리가 반항하듯 끌려 나왔다.
아… 복잡 미묘한 감정이 손을 통해 전달되고 있었다
바다 한가운데서 물결치는 은빛 길을 따라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파도에 흔들리며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즐거움에 소리도 질러보았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온몸을 감쌌다.
잠깐의 뱃멀미…
가만히 앉아 바다에 빠져들었다.
“ㅇㅇ 엄마! 고기 안 잡아?”
“저요? 제 몫으로 큰 거 두 마리 잡았잖아요!”
물고기를 낚는 사람들 틈에서 관심이 없는 나.
아이의 즐기는 모습, 그걸로 충분했다.
돌아오는 길, 나른한 피곤이 몸을 휘감았지만
아직도 몸에 스민 바다 냄새가 나를 행복하게 했다.
나는 물고기가 아닌, 바다를 가슴에 가득 담아왔다.
[세상의 구석까지 다 느껴보자던 그때였다.
아무 일 없는 하루가 더 고마운 지금은
삶의 경험이 건네준 답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