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자

시리우스 - 9

by 바람처럼

“올해는... 참 힘들었어요.”


호승이 엄마가 담담히 말했다.


"호승이 아빠가 그랬어요. 공무원인 부하직원이 큰 실수를 했대요

자기가 물러나지 않으면

부하 직원이 옷을 벗어야 한대요.

그 사람도 가장인데...

그 가족은 어떻게 사냐며,

자기가 총대를 멨대요.”


그 말에 엄마들 모두가 놀랐다.


대학생이 둘이나 있는 집안인데,

맘고생이 컸을 거라는 욱이 엄마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일이 원만하게 정리되어

다시 출근하게 되었지만,

그동안의 스트레스 탓인지

호승이 엄마는 후두암 초기 판정을 받고

수술까지 받았다.


수척해진 얼굴을 본 모두는

마음속으로 “힘내요”를 되뇌었다.


그때, 찬희엄마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 이 모임 한동안 못 나올 것 같아...”


모두의 시선이 찬희엄마에게 쏠렸다.


“실은... 중국으로 나가게 됐어.

사업 정리하고, 거기서 새로 시작해야 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한동안 못 보더라도 나 자르지 마~”


그 순간, 엄마들 모두가 말을 잃었다.


찬희엄마는 시리우스의 중심축 같은 사람이었다.

늘 웃으며 분위기를 띄우고,

조용히 누군가의 속마음도 챙기던 사람.

그래서 더 허전했다.


그의 공백은 단순한 빈자리가 아니었다.

그날, 시리우스의 작별은 유난히 쓸쓸했다.


그래도,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을 위한 준비일 뿐.


“열심히 살자.

다시,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으니까.”

서로 그렇게 다짐하며

엄마들은 하나둘 돌아섰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서빈엄마는 생각에 잠겼다.


다른 듯 닮은 사람들.


사는 모양은 다르지만,

마음속엔 비슷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그렇기에 이 모임은

시간이 지나도 유지되는 게 아닐까.


유유상종.


결이 닮은 사람들은

시간이 흘러도

다시 만날 수 있다.


어떤 이름이든,

어떤 얼굴로든 —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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