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른 재우려다 내가 잠들었다
2006. 10. 24. 19:19
세상이 알아주는 귀차니스트인 내가
얼결에 홈스테이를 떠맡았다.
로터리클럽에서 해마다 외국인이 내방해도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아니,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남의 일인 양 생각했는데.....
큰일 났다!
청소도 안되어있는
누추한 우리 집에
낯선 누군가가 2박 3일로 방문한다니....
결혼 후 새로 장만한 게 없을 정도니
그야말로 온리 올드홈? ㅋ
우리 집 손님은
필리핀에서 온 28살의 엔지니어 아가씨다.
일본 중국 독일 유럽 네덜란드를 두루두루 거친 그녀가
우리 집에 와서 한 첫마디가
“천정이 맘에 든다나?”
오래전에 지은집이라
나무로 꾸며진 천정이 나는 불만인데
그녀는 그게 좋다니...
세상을 두루두루 여행할 수 있는 그녀가 부럽다고 하자
자기도 그래서 결혼을 못한단다.
결혼하면 나처럼 자유를 반납하고
방콕여사가 되는 것이 두려워서….
그래도 난 말했다.
나이 들면 좋은 사람 옆에 있어야 하니
꼭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라고~~ㅎㅎ
필리핀의 망고주스가 아주 맛있단다.
그래서 난 그 유명한(?) 평택배로 대신했다.
그리고 매실주를 먹여서 얼른 재우려다 그만, 내가 먼저 잠들었다.
아…
대략 난감한 하루였다.
[부딪치면 다 하게 된다. 그렇게 살아온 지난날
돌아보니 감사한 시간들이다.
그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 후회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