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선거

우리 집 애기

by 바람처럼

2007. 3. 8. 19:22

유치원 때부터

늘 마음이 쓰이던

우리 집 막내.

“애기야”

하고 부르던 말이

습관이 되어

지금도 우리 집에선

여전히 애기다.


마음이 여리고

속이 깊어

늘 양보하고

손해 보는 쪽이었던 아이.


그 아이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자기 앞가림을 하고

자기 일을 알아서 하며

말수가 적어도

할 말은 하는 아이로.


며칠을 준비하더니

오늘은 집에 와

반장선거에서 뽑혔다고

자랑했다.


남자 열다섯,

여자 열셋.

불리한 조건에서도

열여섯 표를 얻었다며

숫자를 또박또박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조금 안심이 됐다.


우리 집에선 애기지만

밖에선

자기 몫을 해내는 아이.


이 나라의 청소년으로

제 자리에 서고 있는

우리 집 막내.


자랑스럽다.


그리고

행복하다.

그래도 여전히

내 눈에는

애기처럼 보이지만.


[ 내 눈에는 시집간 지금도 애기다. 그런데 그 애기는 날 애기취급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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