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내는 일

상대는 늘 나였다

by 바람처럼

어디를 가든 세상은 작은 링 위였다


누군가는 주먹을 쥐고 있었고

누군가는

나를

주먹보다 뾰족한 시선으로 때렸다


남을 이기는 건 내 종목이 아니다

상대는 늘 나였다


매일 밀치고 잡아당기는 것들과

아침마다 씨름했다


혼자 노는 게 익숙하다

나를 상대하는 건 오래 걸리고도

가장 확실한 놀이다


점수판은 늘 남의 몫이었다


오늘도 나는

나와 한 판 붙는다

못 본 척, 아닌 척

가끔은 반칙도 써본다


그래도

이겨야 할 사람은 나뿐이다


사람들은 그걸 산다고 말하지만

그건

살아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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