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는 알고 있다

옷을 개는 마음으로 요리하는 요리사

by 바람처럼

바다에서 잡아온 걸

인터넷으로 잡는다

설악산에 간다던 남편,

돌아오며 건넨

하얀 스티로폼 상자

살아서 꿈틀댄다


자신 없어 밀쳐 놓고

윈도우 바다를 쏘다닌다

어떻게 잡지


수많은 레시피 중

하나를 건져 올린다

소금보다 설탕이 부드럽다는,

존재하는 것들은

달콤함에 무너진다는 걸

배운 아침


상자를 여니

옷만 남긴 채 가버렸다

다행이다, 우린

만난 적이 없으니

나미아미타불 나미아미타불

두 손 잡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옷이 바다를 향해

꿈틀거린다

벗어버렸나 싶었는데

끌어안고는

사는 게 죽기보다 힘들다

몸부림친다


부끄럽다,

죽음으로 산다는 게,

다리를 잘라내고

몸통도 자르고

대굴대굴 머리만 남아

찾고 있는 생

재빨리 뚜껑을 덮는다


식탁에 앉은

행복한 이들이

수저를 두드리며

나의 죄를 사하는 순간,


식탁 위에 놓인 파도 한 점

그 위에 얹힌 작고 하얀 죄

씹을수록

바다가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