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를 마시지 못해서

by 바람처럼


그를 닮은

맑고 투명한 액체는

아이러니가 주성분이다


반 병에도

삼일 밤낮을 앓아야 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서

마음이 먼저 비틀거린다


당신 곁에서도

언제나 혼자다

살아온 냄새 킁킁거리며

주변을 향해 두 귀 세운다


왁자지껄 웃는 이방인 속에서

조용히 자기를

들여다보고 있어야 한다


갈 수 없는 저쪽에는

문이 없다

나를 열어야

들어설 수 있다


저들의 어깨를 끌어안지 못한 건

스스로 만든 자존심

후회가

넘쳐흐른다


그들만의 방에서

정겨운 소리가 들렸다

따뜻한 불빛 사이로

귀에 익은 목소리 흘러나오고

해독할 수 없는

웃음이 넘친다


그들의 잔은

너무 맑아

숨을 곳이 없다


빈 병처럼 쓸쓸해진다

한 모금에도

바람처럼 휘청이며

점점 작아지고


당신은

비밀의 방처럼

아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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