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프레

양말 구멍도 프로페셔널하게

by 바람처럼



전철역,

카드 들고 줄 선 내내

낯선 대중교통이 불안했다


통과되는 순간의 안도감

찌르르, 몸을 타고 흐른다

한 번쯤은 해볼 만하지


시장을 돌고

모르는 손을 잡고,

구멍 난 양말을 슬쩍 보고,

서민보다 더 서민처럼

점퍼를 껴입고

나는,

미소가 제일 자신 있다


목에 힘 빼고

허리도 유연하게 꺾으며

허공을 떠도는 저 마음들을

하나씩 건져야 한다


차가운 눈길도

상냥하게 받아내며

편안한 큰 바위 얼굴을 흉내 낸다


멕켈렌을 혀끝으로 굴리며

푹신한 소파에 몸을 묻는다


후후후,

욕망의 엘리베이터

서민 코스프레는

온몸에 돌기를 세운다


잠깐의 연기,

그 짜릿한 특권에

심장이, 뛴—다



매거진의 이전글소주를 마시지 못해서